늘 한겨울에 치르던 대통령 선거가 대학축제 있고 벚꽃 피는 시절에 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 한철 헌법재판소장 임기 만료 1월 31일까지 판결은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재판관 8인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이정미 재판관 임기만료 3월 13일 전 탄핵심판 인용결정이 된다면 60일 이내 대통령 선거를 해야 한다. 이 경우 4월 말 5월초 대통령 선거 가능성이 크다.
트라우마(Trauma)는 의학용어로 '외상(外傷)'을 뜻하고 심리학에서 '정신적 외상' 혹은 '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을 말한다. 가장 큰 심리적 타격은 가족, 친지, 의지하고 사랑하던 사람의 갑작스럽고 불행한 죽음이다.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1979년 10월 26일 고(故)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과 2009년 5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을 손꼽을 수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파헤쳐지면서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심리와 정부운영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974년 급작스런 육영수 여사 피살과 10.26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심층심리에 각인된 트라우마는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실제 동생 박 지만씨가 벌인 수차례 마약 기행(奇行)을 보면 정신적 외상의 깊이와 아픔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얼룩진 가족사를 통해 일그러져 인간관계가 2017년까지 왔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이유인지 최태민 일가와 관계가 10.26 이후 강고하게 된 것도 이미 수많은 언론보도로 알 수 있다.
한국 정치사에는 또 다른 정신적 외상,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있다.
때로 정치 지도자들은 한(恨)을 극복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정치 리더도 생물학적 그리고 심리학적으로 평범한 사람이다. 유권자들이 니체가 말한 초인(Ubermensch)이 새로운 신화를 가져오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한풀이의 올가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배재대학교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강 병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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