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이라는 정부의 정책방향이 아니더라도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 혁신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부모세대가 또 우리가 지난 50여 년간 숨가쁘게 달려온 결과 성취한 경제?사회적 자산들을 지키기 위해, 또 마치 폭풍우와 같이 급변하는 대외환경의 도전을 이겨내어 더 잘사는 나라, 보다 정의로운 나라,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나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대로는 안된다는 인식의 확산이길 바란다.
최근 벤처업계에서는 규제혁파 등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혁신을 요청하고 있고, 여기에는 과감한 혁신으로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과 이로 인한 현장의 위기감이 반영되어 있다. 벤처기업 육성이 좋은 일자리 창출과 4차산업혁명 대응의 원천이고, 대기업 위주의 기형적 산업구조의 개선과 끊어진 계층사다리 복원의 방법이라면, 보다 근본적이어야 하고 좀더 과감하여야 한다.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공급하지 못하는 기업이 결국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기업의 제품은 아무리 포장이 그럴듯하고 광고로 현혹할지라도, 개개인의 구매경험이 축적되면 오래 버틸 수가 없다. 그래서 기업의 고객은 시장이며, 까다로운 시장의 선택을 받기 위하여 기업들은 치열하게 노력하고 경쟁한다.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행정부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협단체 등 실질적으로 정부정책을 집행하고 기업들과 대면하고 있는 소위 중간 지원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시장과 기업이라는 고객을 위한 절실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행여 그들의 존재 자체를 위해 시장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멋들어진 비쥬얼과 레토릭이 가득하나 시장을 움직이지 못하는 정책입안과 집행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50년 전의 그 녹색 페인트이다. 만일 공공부문은 원래 그러하다고 생각한다면 혁신을 포기하는 일이다.
당시 녹색 페인트를 뿌려대는 담당자도 있었지만, 나무 하나 하나에 정성과 사명감을 담아 고된 땀방울을 흘린 이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혁신으로 가는 길에 우리가 해야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일은, 이들 중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는 일이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혁신벤처정책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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