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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최종수정 2018.06.14 11:11 기사입력 2018.06.1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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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 4월27일 남과 북의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판문점 경계선을 번갈아 오가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로부터 한달 보름여가 지난 이달 12일 또 한 번의 역사적 만남이 성사됐다. 북한과 미국의 정상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만나 한반도의 평화체제 수립 및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했다. 서로를 '적국'이라 규정했던 두 국가 수장 중 누군가 '밥상'을 엎어버리지는 않을까 당일까지도 노심초사했던 전 세계의 이목은 이 순간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번 협상의 성과가 완벽하지는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30년 가까이 지속돼온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 저평가의 가장 근본적 원인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북핵 위험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즉 한국 기업의 주가가 외국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가리키는 이 용어도 여기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하지만 현재 한반도 해빙 분위기로 인해 한국 증시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증시가 저평가에서 벗어나면 코스피 3000선을 넘기는 것도 가능하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통일한 독일 주식 시장도 평화 기조가 주식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된 사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에서 DAX지수는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35% 넘게 급등했다. 1990년 194억 마르크였던 독일시장의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는 1997년에는 1559억 마르크로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통일비용이 수백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자칫 우리만 봉 노릇을 하게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주요 연구는 남북한 통일비용으로 500조원에서 많게는 3000조원대까지 전망했다. 이들 연구는 독일식 흡수합병 모델을 근거로 하다보니 이렇듯 천문학적인 비용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생각은 달라졌다. 삼성증권은 '통일비용'과 다른 '통합비용'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미국 등이 북한 체제를 인정한 상황에서 흡수통일에 근거한 비용산정은 불합리하고, '경제협력→통합→통일'로 이어지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얘기다.
섣부른 기대와 지나친 우려는 독이 된다. 하지만 이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꼬리표를 떼고 '바이 코리아'를 넘어서 '코리아 프리미엄'이라는 용어가 일상적으로 쓰이는 날을 기대할 때가 됐다. 물론 갈 길은 멀고 의심도 여전하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북미 정상회담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더 많았다. 하지만 머지 않아 '완전하고 가시적이며 되돌릴 수 없는 번영(CVIP)'의 시대가 다가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국내 진보진영의 학문적 대부라고 할 수 있는 백낙청 전 창비 편집인(서울대 명예교수)도 최근 "북한이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섰다"고 했다. 변화의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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