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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진정한 '혁신성장'으로 가는 길

최종수정 2018.06.11 14:27 기사입력 2018.06.11 11:50

[시론] 진정한 '혁신성장'으로 가는 길

우리는 미세한 징후와 반복되는 경고음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실책의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근래에 최저임금제의 파급 효과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또한 불황에 대한 진단을 두고도 여러 말들이 있다. 두 가지 모두 솔직하게 문제를 대면하려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기 위한 특별한 연구가 필요하지 않다. 동네 작은 가게 몇 군데를 둘러보면서 주인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된다. 택시를 타서 바닥경기를 누구보다도 강하게 체험하고 있는 기사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으면 된다. 이런 일들이 여의치 않으면 서울 시내의 장사 목이 좋은 곳을 방문해 보면 된다. 드물었던 '임대 구함'이란 사인이 부쩍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하는 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산업과 국가 경제의 성장사는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일본이 경쟁력을 만끽했던 산업이 한국으로 이동하고, 그다음 한국이 한껏 자랑하던 산업들이 중국이나 그 밖의 나라들로 이동해 왔다. 이 때문에 모든 일이 웬만큼 잘 돌아갈 때 현재의 성과를 넘어서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줄 산업이나 제품군을 만들지 못하면 어느 사회든 위기를 맞게 된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근래에 부쩍 한국 제조업의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수출을 제외한 주력 상품들의 수출 감소 현상을 우려하는 일은 기우가 아니라 실제적인 경고 사인들이다. 반도체 수출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때 한국 제조업의 위기 상황뿐만 아니라 경상수지의 위기 상황이 급속히 악화될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역사에서는 고도 성장기를 제외하면 항상 '안일'과 '안심'과 '태평'이 주를 이뤄왔다. 전략적 마인드로 무장하고 미래를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시절은 길지 않았다. 역대 정부들이 뭔가를 한다는 시늉을 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녹색성장이니 창조경제니 하는 것들이 모두가 다 미래 준비를 위한 일련의 움직임들이었다. 세월이 흐른 다음 대부분이 이벤트성 행사에 머물고 말았음을 알 수 있다. 근래에 제시되는 '혁신성장'도 훗날 기존과 달리 후한 평가를 받을지 아니면 또 다른 이벤트였는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혁신이든 창조든 간에 관에 의한 인큐베이션, 즉 육성의 대상은 아니라는 점이다. 정책 자금을 동원해서 뭔가를 만들어 내려는 시도들은 항상 돈을 좇는 사람들에게 이익을 안겨다 주는 정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좋은 의도를 갖고 시작하는 정책이라 할지라도 혁신과 창조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지 않는 한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혁신과 창조는 자유와 경쟁과 책임에서 나온다. 어떤 일이든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지금과 같은 고비용과 저효율 체제를 갖고선 계속해서 기대하는 성장을 얻기는 어렵다. 미래의 소득을 끌어다가 현재의 소비에 충당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지 않은지 깊은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진정으로 혁신과 창조가 꽃 피우는 사회가 되길 원한다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고 더 정직해져야 한다. 힘들지만 모든 자원들의 순환이 더욱 더 활발하게 이뤄지는 선택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침과 도태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방향으로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지 않는 한 선의에서 출발한 많은 정책들은 또 다른 모습의 자원낭비로 귀결되고 말 것이다. 날이 갈수록 나랏돈에 의존해서 뭔가를 해 보려는 사람을 늘리는 정책으론 장기 불황의 거대한 늪으로부터 벗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관점의 전환과 올바른 해법으로 난국 타개책을 찾는 현명함이 절실한 시점이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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