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포럼] 캐시미어의 빛과 그림자

최종수정 2018.03.15 16:38 기사입력 2018.02.13 14:15

댓글쓰기

송명견 동덕여대 패션디자인학과 명예교수

송명견 동덕여대 패션디자인학과 명예교수

캐시미어란 캐시미어 산양의 털로 짠 섬유제품이다. 다른 양의 털로는 캐시미어를 만들 수가 없다. 이 산양의 털은 가벼우면서 보온성이 좋고 촉감이 부드러울 뿐 아니라 우아한 질감과 아름다운 광택 때문에 '섬유의 보석'이란 존칭이 붙어 다닌다. 캐시미어 산양이 털갈이를 할 무렵(5~7월), 빗살이 달린 갈고리를 이용하여 속 털을 긁어낸 뒤 겉 털과 속 털을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구별해 속 털만 골라낸다. 이렇게 얻은 속 털도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순도를 높여가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한 마리의 산양에서 장갑 하나 재료인 약 60g 정도의 캐시미어 원모를 얻을 뿐이다. 원산지는 인도 북부 캐시미르이나 중국(내몽고), 몽골, 티베트, 이란 등의 고산지대에서 주로 생산된다.

캐시미어가 서방 세계에 알려진 것은 18세기였다. 동인도회사 군인들이 인도 북부 캐시미르지역을 탐험하고 돌아가면서 캐시미어 제품을 부인이나 귀족, 왕족에게 선물한 것이 시초였다. 금세 캐시미어 선풍이 일었다. 캐시미어 숄의 가치는 금보다 귀해서 부의 상징이었다. 이것을 찾아 인도와 히말라야 북부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건 여행길에 나서기도 했다. 나폴레옹1세도 개선하고 돌아올 때 여러 개의 캐시미어 숄을 그의 처 조세핀에게 선물했고, 그녀는 300여개의 캐시미어 숄을 가졌다는 기록이 있다.

오늘날 캐시미어는 중국북부와 몽골에서 전 세계 생산량의 80~90%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ㆍ내몽고가 60%, 몽골이 22%다. 캐시미어 산양을 대대적으로 사육하는 데가 바로 그곳이다. 문제는 그 캐시미어 산양의 유별난 식성이다. 캐시미어 산양은 풀뿌리까지 깡그리 먹어 치우는 왕성한 식욕을 자랑한다. 때문에 중국 내몽골지역의 푸른 초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이 지역은 다른 요인까지 겹쳐 1980년대 초기부터는 서서히 사막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몽골에서도 최근 10년 동안 400여개의 강과 호수가 고갈됐다고 했다. 끔찍한 사막화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황사가 중국 상공을 지나며 그들이 만들어낸 각종 미세먼지(아황산가스, 질소 산화물, 납, 오존,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물질)와 섞여 쏟아지면서 가까이 있는 국가들의 생태계에 대기오염, 해양오염 등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피해가 인접해 있는 우리나라에 더욱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어 봄철에나 잠깐 있던 황사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실정이다.

이 같은 몽골의 황폐화를 막기 위해 한국과 몽골 양국은 1998년 10월24일 산림 사업 분야에 협력할 것을 합의했다. 그 이후 전문가들을 파견하고 나무심기 등의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뜻 있는 민간 업체들도 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그런데도 황사의 도는 나날이 심해지는 중이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는 하나뿐이라는 사실, 그리고 지구는 지금의 우리뿐만 아니라 자손들과 자손들의 자손들이 대를 이어 살아갈 유일한 터전이라는 점을 거듭 직시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문제의 모든 책임이 캐시미어 산양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지구의 온난화 및 각종 화학공장, 자동차들이 내뿜는 미세먼지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하지만, 사소한 것일지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봐야 할 일이다. 캐시미어를 입고 싶을 때 하나뿐인 지구를 누가 지켜야 하나 한 번쯤 생각해 보자는 이야기다.
송명견 동덕여대 패션디자인학과 명예교수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