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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상회담 제의]靑, 회동 前 사전 조율…8·15 광복절 유력

최종수정 2018.02.10 16:54 기사입력 2018.02.10 16:34

CNN 올 8월15일 평양 개최 예상…1, 2차 회담 기획자 서훈 국정원장 동석…정세현 "뭐 하러 복잡하게 평창에 있는 사람에게 점심 먹으러 오라고 했겠냐"…국내 보수여론-미·일 설득이 관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줄 것을 공식 요청하면서 향후 남북정상회담의 시기와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은 이날 청와대를 예방한 자신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방북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김여정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빠른 시일 안에 평양에서 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접견실에 들어선 김여정은 자신의 손에 파란색 파일을 들고 있어 오빠인 김정은이 보낸 친서일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낳았다

북측의 ‘깜짝’ 정상회담 제의는 김정은의 혈육인 김여정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역대급'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평창동계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일각에선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직전 양측이 올 하반기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문 대통령과 (북측 대표단이) 오찬을 하게 돼 있다”며 “앞으로 잘해보자는 원론적 얘기를 하려면 뭐 하러 복잡하게 평창에 있는 사람에게 점심 먹으러 오라고 하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강릉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가진 오찬 회동에서 "평창올림픽 이후 찾아올 (남북관계의) 봄을 고대한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게 해석된다.

일단 정상회담 시기는 오는 8월15일 광복절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미국 CNN방송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김여정이 문 대통령을 올해 광복절을 계기로 평양에 초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인 오는 9월9일(9·9절)을 앞두고 남측 고위급 인사들을 초대해 위상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고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북측의 메시지를 거부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남북정상회담 개최까지는 여러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한반도 향후 정세의 향배를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이지만 국내 보수여론과 미·일의 반발을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측의 대북지원을 전제로 하지만 북측은 핵·미사일 개발 의지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미·일은 정상회담에 찬성하는 선결 조건으로 북한의 핵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대화의 입구가 핵동결이라면, 출구는 비핵화라는 점을 줄곧 주장해온 바 있다. 비핵화를 한 번에 할 수 없다면 단계별로 진척시키겠다는 뜻이다.

이 같은 가정을 전제로 남북정상회담이 합의됐다면 이는 북핵 문제의 돌파구가 어느 정도 마련됐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의미 있는 결실 없이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가 담보돼야 한다”며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보수여론은 마지막까지 정상회담 개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층에선 김여정의 평창 파견과 정상회담 제의가 북측의 계산된 대남 정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접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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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전 시작된 양측 회동에는 북측에서 김여정과 김영남을 비롯해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4명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동석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이날 회동 직전부터 감지됐다. 남북관계 전문가로 손꼽히는 서훈 국정원장이 테이블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양측이 이미 협의를 마쳤을 것이란 관측이 돌았다. 김여정과 우리 측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전날 밤 만나 문 대통령과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회동을 사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남북정상회담의 창구는 서 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 원장은 6·15정상회담과 10·4정상회담 등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모두 기획하고 실무협상을 벌인 주역이다. 문 대통령도 이 같은 이유로 지난해 5월 서 원장을 발탁하면서 “대북 업무에 가장 정통한 분”이라고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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