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욱주는 뇌 이식 후 인격의 전이를 대중문화, 인간학, 의료윤리, 사회적 관점에서 세밀하게 살핀다. 기독교적 입장에서도 생명윤리 전체를 관통하는 거대담론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 '생명 연장을 위한 인격의 전이라는 공동의 목적 하에 인간복제나 인공지능 기술과 융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세 가지 질문을 한다. 첫째, 뇌 이식은 살인인가? 답은 "그렇다." 둘째, 뇌 이식은 기존 인격의 부활인가? 답은 "(뇌이식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그렇다고 주장하려 들 것이다." 셋째, 뇌 이식은 새로 융합된 인격의 창조인가? 박욱주는 "대중문화는 점진적으로 이를 부각시키고 있고, 대중은 거기에 맞춰 인식을 변화시켜나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는 인간의 몸을 더듬어 먼 길을 왔다. 나는 2016년 7월 1일자에 '마라의 죽음과 생식기'를 써서 혁명가 장 폴 마라의 죽음과 그의 옆구리에 난 상처로부터 여러분을 안내해 오늘에 이르렀다. 우리의 눈길은 상처를 더듬는 손가락과 손, 팔과 어깨와 등을 거쳐 엉덩이와 허벅지를 향해 탐욕스럽게 흘러내렸다. 잠시 발끝에 머무르며 가장 낮은 곳을 향한 헌신, 가장 낮은 자들의 헌신, 그리하여 우리 몸뚱이 가장 낮은 곳에 거하며 인간과 대지를 잇는 정신의 다리를 흠향하고 유예된 진실과 미완의 희망을 엿보았다. 이제 훌쩍 뛰어 머리를 살핀다. 발은 대지를 호흡하는 장기이며 머리는 꿈을 꾸는 도구이다. 신이 인간을 빚되 그 허리를 곧추세워 밤하늘의 뭇별을 보게 함도 곧 꿈꾸게 하려 함이라.
우리의 여행은 이제 종착점이 멀지 않다.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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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절반 "어버이날 '빨간날'로 해 주세요"…60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