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대기업 연말 인사철이다. 삼성전자가 방아쇠를 당겼다. 지난해는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건너뛰었다. 올해는 대규모 이동이 불가피했다. 앞서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는 50대가 전면에 섰다. 이제는 '40대 상무'도 낯설지 않다. 현대자동차, SK, LG 등도 방향과 속도가 비슷하다. '굿바이 60대, 웰컴 40대.'
한국 지사장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은 그래서다. 대규모 승진 잔치에 가려진 '유감(遺憾)'이 눈에 밟히는 거다. "(유럽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 등기임원을 제외하고는 수시로 임원 인사를 한다. 인사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급변하는 시장에도 잘 대비할 수 있다." 그의 촌평이 매섭다. "한국은 4차 산업 혁명을 준비하면서 제조업 시절의 인사 제도를 고집하는 거 아닌가."
이방인의 눈에 비친 대규모 인사는 두 가지 문제로 귀결된다. 첫째, 인사를 전후해서 기업들이 일손을 놓는다. 11월부터는 사실상 업무가 멈춰선다. 인사 후에는 새로운 업무를 파악하느라 또다시 개점휴업이다. 이래저래 1년의 두세 달은 인사 후유증을 앓는다.
연말 개점휴업을 계속 감내할 것인지, 은퇴자들의 경험을 썩힐 것인지. 대기업 인사 풍경이 던지는 숙제다.
이정일 산업부장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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