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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활의 시그널

최종수정 2018.07.10 11:50 기사입력 2018.07.10 11:50

[여성칼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활의 시그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50여년 역사를 대표하는 국책 연구기관이다. 국가 기술 수요 확대에 대응해 여러 기관을 분화시킨 출연연구기관의 맏형이기도 하다. 선진기술 추격과 기술 국산화를 통해 산업화의 초석을 다지고 경제발전을 선도한 KIST 모델은 세계적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그런데 국가 경제가 성장하고 연구개발 주체들의 역량이 커짐에 따라 출연연구기관의 역할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역할 제고와 저효율 문제가 가장 중요한 혁신 정책과제다. 특히 종합연구기관 성격의 KIST는 역할 문제뿐 아니라 타 기관과 연구중복 등으로 오랫동안 개혁의 핵심 대상이었다.

최근 KIST의 성과지표는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우수논문 수는 증가하고 기술 이전으로 유입된 수입도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일시적 현상 아닐까라는 의심을 할 수 있으나 KIST 내부를 들여다보니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다. 역할과 조직구조 개편을 넘어 새로운 모습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조직체계를 학제 중심에서 전문분야 임무 중심으로 개편해 연구 방향과 전략을 명확히 했다. 화학ㆍ기계ㆍ재료 등 학제적 조직에서 뇌과학ㆍ의공학ㆍ신재생에너지ㆍ로봇ㆍ양자컴퓨팅 등 전문분야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해당 전문분야는 소장에게 자율권을 부여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해 자율 연구 추진 체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둘째, 분야별 전문연구소 단위로 조직화하고 대형 연구 및 국가 미션 중심 융ㆍ복합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국가 연구기관으로서 해야 할 분야에 집중해 역할의 차별성을 제고했다. 셋째,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가고 있다. 성과중심적 평가를 지향하고 기본연구비 배분 확대를 통해 안정적 연구기반을 강화했다. 불확실성이 높고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도전연구가 가능한 환경도 만들어가고 있다.
셋째, 융합연구를 위한 개방과 협력체계를 확대했다. 산학연이 협력하는 개방형 연구사업을 확대해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외부 인력을 적극 활용한다. 아울러 수요 기업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는 연구성과 확산정책을 추진해 기술이전 성과를 높이고 있다.

KIST의 혁신 성과를 들여다보면 특별히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그간 출연연구기관 혁신방안에서 제언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KIST가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고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 이것은 단순히 KIST의 성공사례 수준을 넘어 그동안 수없이 제기된 출연연구기관 문제의 해결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자율적 환경을 마련한다면 출연연구기관 스스로 혁신하고 책임질 수 있는 성과 창출이 가능함도 보여준 것이다.

올 초 정부는 '과학기술계 출연연 발전방안'을 제시하면서 더 큰 자율과 책임을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다만 정부 안이 지나치게 세부적 내용을 담고 있는 점은 아쉽다. 정부는 큰 방향과 원칙을 제시하고 출연연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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