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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한반도 주변국 셈법에 허 찔린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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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여기 들어와 있는 외지인 투자자들은 모두 유엔의 대북제재가 조만간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와 이로인한 북중 경제협력은 중국 정부가 북미정상회담 이후 가장 기대하고 있는 바이기 때문에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큰 상황입니다."

북한 접경지역인 중국 단둥 내 투자자들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게 북중 간 경제협력과 이로인한 중국 동북지역의 경제발전이라고 믿고 있다. 중국이 어떤 식으로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국익을 위한 목소리를 낼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에 단둥이 소위 말하는 '뜨는'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관계에서 자주 거론되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다만 영원한 국가 이익만 있을 뿐"이라는 말은 중국이 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환영과 지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2013년 친중파 장성택 처형 사건 이후 중국과 북한은 상호 간 특사를 거부하는 등 수년간 경색됐다. 지난해에는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북중 관계는 경색 단계를 넘어 악화일로를 걸었다.

하지만 올해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시작되면서부터 얼어붙었던 북중간 관계는 다시 밀월 관계로 전환되기 시작했고 시간이 갈수록 긴밀해지고 있다. 북중간 긴밀해진 관계 속에서 중국의 복잡한 셈법도 보인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될 경우 동북 지역 안보 위협 해소로 경제발전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된다.

동북 지역은 자본, 기술, 자원, 인구, 시장이 가장 밀집된 지역 중 하나로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중국 경제 전체를 견인할 수 있는 동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일 것이다.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북중간 경제협력 시작점이 대북제재 완화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 및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이라는 또 하나의 성과도 얻었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원하는 중국입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워게임(한ㆍ미 군사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고, 도발적이다"라는 말이 나온 것 자체가 대단한 성과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자국 동북지역 안보 리스크 해소에 도움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북미간 가까워진 관계가 자칫 북한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까 우려할 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꼽기도 한다. 이런측면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 및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은 중국이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미국과 북한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강조한 이상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미국, 북한과 접촉하며 더 많은 것을 가져가기 위한 작전을 짤 것이다.

어디 중국뿐일까.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놓고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국제관계에서 한 수 앞을 내다볼 수 있는 눈과 처세가 절실한 상황이다. 주변국들의 복잡한 셈법으로 인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주인공인 한국과 북한이 잃는 것이 없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이미 우리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큰 걸음을 내딛음과 동시에 주한미군철수가 거론되는 허를 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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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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