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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뛰어가는 중국, 뒷덜미 잡으려는 미국

최종수정 2018.05.17 10:51 기사입력 2018.05.17 10:51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싸오 이 싸오(掃一)" 중국에서 가장 많이 듣고 쓰는 말 중 하나가 'QR 코드를 스캔하다'라는 뜻을 가진 '싸오'다. 현금없는 사회, 카드 마저 필요 없는 사회를 빠르게 실현하고 있는 중국에서 '싸오'란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물건을 사거나 밥을 먹을수도 없고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도 힘들다.

한국에서 QR 코드 스캔은 주로 기업 홍보용, 제품 설명용, 사이트 접속 유도용으로 쓰여왔고 지금도 그렇게 활용하는게 대부분이다. 소비자가 QR 코드를 스캔하면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별도의 검색 방식으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 많아 굳이 QR 코드 스캔까지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트렌드에 따라 QR 코드가 많이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이를 쓰는 소비자가 많지 않은 현실이라는 점은 안타깝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소비자가 먼저 QR 코드 스캔을 찾게 된다.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을 통해 처음 만난 사람과 '친구맺기'를 할 때에도 휴대전화 카메라로 개인 QR 코드를 스캔하면 그만이고, 지인에게 돈을 송금하거나 매장에서 물건을 살 때에도 QR 코드 스캔 한번으로 연계된 은행 계좌를 통해 모든게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기업, 소비자 모두 QR 코드 스캔의 편리성을 인식하다 보니 아예 현금·카드를 들고다니지 않는 사람도, 현금·카드를 전혀 받지 않는 매장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공유자전거 이용도 QR 코드 스캔이 필수다. 중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거리에 주차돼 있는 자전거들 중에 하나를 골라 QR 코드를 갖다대면 잠금장치가 해제되고, 시간 당 1위안(우리돈 170원)정도의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가 매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회원제 오프라인 신선식품 매장 '허마센셩(盒馬鮮生)'은 QR 코드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신유통 대표주자다. 겉보기에는 한국 대형 마트들과 다를게 없지만 매장 계산대에 계산해주는 직원이 없다는 점, 천장 레일에 장바구니들이 달려있고 레일을 타고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 등이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이다.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는 쇼핑이 끝난 후 계산대에 가서 제품 포장지에 붙은 QR코드를 갖다 대기만 하면 기계에서 개인 은행계좌로 바로 연결돼 결제가 완료된다. 바코드로 물건을 찍고 총액을 확인한 후 카드로 결제하거나 현금을 내야하는 번거로움이 없으니 계산 직원이 따로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또 집에서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원하는 물건을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으면, 매장 내 직원들이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아 천장 레일에 걸어 배송지로 이동할 수 있는 자동 시스템을 갖췄다. 알리바바는 연초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 13개에 불과했던 허마센셩을 1년 안에 중국 전역에 2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공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첨단 기술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공유경제, 무인점포가 생활 속에 완전히 스며든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의 큰 물결을 타고 모든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속내가 이해될 정도로 중국의 성장 속도는 위협적이다. 미국이 무역 갈등으로 얽혀 있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 ZTE(중싱) 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던 것도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반영돼 있다. 미국은 중국의 이런 빠른 발전이 스스로의 기술개발이 아닌, 지식재산권 도용 및 기술이전 압박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도 중국을 더 이상 모방만 하는 국가로 봐서는 안될 것이다. 중국의 기술력은 미국이 뒷덜미를 잡아야 할 필요성을 느낄 정도로 뛰는 속도가 빠르다. 한국도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모방을 해서라도 첨단기술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생활을 스마트하게 바꾸는 시도를 발빠르게 전개하고 있는 중국의 현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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