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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아이는 부모의 거울

최종수정 2018.04.25 16:50 기사입력 2018.04.25 16:43

조영신 금융부장



[아시아경제 조영신 금융부장] "앗!, 이런 씨~", "아~, 저 미친○○", "아~, 진짜. 빵~빵~빵~(자동차 경적소리)".

운전중 무심코 하는 혼잣말이다. 사실 입에 붙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신호위반 운전자 또는 갑자기 끼어들기하는 얌체운전자에게 습관적으로 욕설을 하곤 했다. 아마도 기자와 비슷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몇 년 전 욕을 하는 큰 아이에게 "너 어디서 그런 말을 배웠어?"라고 따져 묻자, 아이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아빠가 왜 야단을 치려고 하는지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아이는 아무 말도 안했지만 "아빠"라고 답하고 있었다. 순간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은 운전중 나의 모습이었다. 욕을 가르친 것은 나였다. 운전중 무심코 내뱉은 나의 입을 그대로 배운 것이다. 그것도 어감까지 말이다. 그 이후로 운전중에 욕을 하지 않는다. 물론 지금도 노력중이다.
얼마 전 일이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둘째가 집안을 뛰어다니며 "이 새끼, 새끼, 새끼"라고 중얼거렸다. 귀에 거슬렸다. 아이를 붙잡고, "새끼라고 누가 그래? 선생님이 그랬어?"라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아빠였다. 범인은 또 나였다.

늦둥이 아들 녀석이 예뻐, 틈만 나면 "아우~ 내 새끼, 이놈 새끼, 아빠 뽀뽀"라고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을 재차 실감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은 사회 속에 존재하고, 언어(말)로 사회와 소통하고 교감한다. 인간이 언어적 동물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말은 한 사람의 얼굴과도 같다. 사람의 됨됨이(품성)를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유년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가정환경), 학교는 어디까지 나왔는지(가방끈),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직업) 등을 유추할 수 있다. 한 인간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미루어 짐작할 수도 있다.

인간의 정신상태도 헤아려볼 수 있다. 우리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말을 하거나, 좀처럼 쓰지 않는 극단적인 단어를 쓰거나, 비아냥거리는 어투로 말을 하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상대할 필요가 없는 존재로 인식되는 순간, 사람들은 그 사람을 피한다. '무슨 콤플렉스(Complex)가 있나 보네'라고 하면서 말이다.(사족 :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데 정작 본인만 모른다) 정도가 심할 경우 분노조절장애 환자 취급도 받는다.

지나친 자아존중감, 잘못된 선민의식도 같은 연장선상이다. 말의 시작과 끝이 모두 우월감(잘난 척, 아는 척하는 것과 결이 다른다)으로 시작해 우월감으로 끝난다. 본인을 제외한 모든 이는 하찮은 존재다. 물려받은 재산(돈)이 많을 경우 안하무인(眼下無人)이 된다.

가끔 재벌 2∼3세가 직원들을 상대로 미친듯이 날뛰는데 이 경우에 해당된다. 재벌 부모(조부모)로부터 특권의식만 배운 탓이라고 밖에 해석이 안된다. 가정에서 민중은 개ㆍ돼지나 다름없다고 배웠는지도 모르겠다.

민중의 땀으로 그들의 부가 증식되고 지속된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특정 재벌가 가정교육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지만 그들의 부가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 같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는 가정이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말을 처음 배우고, 기본적인 사회규칙을 배운다. 이후엔 학교사회 즉 어린이집, 유치원, 초ㆍ중ㆍ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사회규범을 익히고, 문화(관습)를 배운다.

모든 이가 배운 대로 행동하고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법이 만들어졌고, 사회는 법의 이름으로 그에 상응하는 벌을 내린다. 우리 아이들이 더불어 함께 사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고 있는지 퇴근 후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다.

조영신 기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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