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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신성장동력정책에 대한 성찰

최종수정 2018.04.24 11:45 기사입력 2018.04.24 11:45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3월 실업률이 17년 만에 가장 높은 4.5%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11.6%에 달했다. 이른바 '알바생'이나 '공시생'을 포함한 실질 실업률은 24%로 청년 네 명 중 한 명이 실업 상태다. 청년뿐 아니라 일반 근로자 일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자동차ㆍ조선 등 주력 분야 기업들이 흔들리면서 수십만 명이 실업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새 일자리를 제공할 신성장동력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김대중 정부가 시작한 신성장동력 육성 정책이 노무현 정부에서는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이명박 정부는 '17대 신성장동력', 지난 정부에서는 '13대 미래성장동력'으로 추진됐다. 그럼에도 신성장동력 부재의 문제는 늘 우리 경제의 구조적 약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범부처 성장동력 분야로 자율주행차ㆍ빅데이터ㆍ지능형로봇ㆍ인공지능 등 13개 분야를 선정했다. 예산 지원뿐 아니라 제도 개선을 포함하는 패키지 지원방식을 도입하며, 상용화 가능성 고려 등 새로운 추진 방식도 제시했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부분들도 있다. 신성장동력 정책을 바라보는 기존 관점과 접근 방식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신성장동력 정책은 유망분야를 선정해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규제개선 등을 통해 기업의 원천기술 확보와 성장기반을 제공해주는 데 중점을 둔다. 정부가 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지원해 준다는 측면에서 일견 적절해 보인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생태계가 갖는 복잡성과 다원성을 고려할 때, 정부의 기술공급 역할과 혁신 생태계 수요 간 거리는 오히려 더 멀어지는 양상이다. 기술적 측면보다는 규제개혁이나 윤리문제 등 사회적 수용성 제고가 더 큰 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의 혁신성장에 대한 정책적 이해도 여전히 부족한 측면이 있다. 신성장동력 창출은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는 플레이어의 출현이 관건이다. 그런데 정부의 기업혁신성장 지원 적합성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지 않다. 정부가 시장성을 키우기보다는 첨단기술 '개발'에 매몰된 것은 아닌지, 중소기업 중심 지원만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를 육성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
선정 기준의 변화도 모색해야 한다. 성장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일자리에 기여하는 분야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아울러 신기술 분야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가능성 있는 기존 산업들도 눈여겨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 있는 중견기업들을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키우는 전략을 적극 고려해봄 직하다.

최근 한미약품의 신약 '올리타' 개발 중단은 혁신 의약분야의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정부의 역할 변화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글로벌 신약 시장은 혁신경쟁이 치열하고 투자 소요 규모도 크다. 개별 기업의 의지와 역량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과거와 같은 정부의 기술공급 지원만으로는 글로벌 혁신 장벽을 넘기 어렵다. 임상시험 환경개선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공동펀드 조성 등 적극적인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불확실성 시대에 우리 경제는 저성장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라는 무거운 멍에를 짊어지고 있다. 과연 정부가 추진하는 신성장동력 정책 방향이 이 같이 변화된 환경에 가장 최적화된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지,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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