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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가끔 자발적 불행을 택하지 않나요

최종수정 2018.04.17 11:55 기사입력 2018.04.17 11:55

김수영 작가

아는 분 중에 경매와 채권추심을 통해 부자가 되신 분이 있습니다. 은행이나 추심 전문 업체에서도 추심에 실패한 불량 채권, 즉 돈을 받아낼 가능성이 매우 낮은 채권을 헐값에 사서 그 돈을 받아내러 다니는 일을 하시죠. 그러다보니 수천 명의 망한 사람들과 사기꾼, 거짓말쟁이들을 만났다고 합니다. 제가 그들의 공통점을 묻자 그 분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리더군요."

유난히 불행한 일만 계속 겪는 것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만날 때마다 남들 탓, 세상 탓을 하면서 그 때문에 자신의 운명이 이렇게 기구해졌다며 하소연하는 사람들이지요. 물리학의 질량보존의 법칙처럼 인생에도 '고통 정량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어서 사람이 평생에 걸쳐 겪는 고통의 총량은 비슷하다는데 이들은 유난히 말이 길고 변명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똑같이 힘들었어도 '그냥 최근에 좀 힘들었어'라고 담백하게 말하는 반면 이들은 무슨 일을 겪어도 불행의 이유를 타인에게서 찾아내고 그들을 탓합니다.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각자의 방식을 개발합니다. 어떤 사람은 공부로, 어떤 사람은 아름다운 외모로, 어떤 사람은 유머감각으로, 어떤 사람은 돈으로, 어떤 사람은 타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배려해줌으로써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게 되지요. 문제는 부정적인 방법으로 관심 받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악플을 달고, 거기에 달리는 또 다른 악플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받는 사실을 즐기는 것처럼요.

마찬가지로 자신의 고통을 빌미로 주변 사람들을 인질로 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평소에 관심 받을 일이 없다가 아파서 모든 사람의 걱정과 관심을 받게 된 사람의 경우, 당장 이 병 때문에 몸은 고통스러울지 몰라도 무의식은 가족들이 걱정해 주고 간병도 해주는 상황을 내심 즐깁니다. 그래서 그들은 타인의 관심이 시들해지면 또 다른 병을 만들어냅니다. 무의식이 병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뇌는 익숙한 감정, 익숙한 상황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의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 상황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변화를 두려워하죠. 자신의 불행을 핑계로 위로와 공감을 받고 싶을 뿐 혼자 힘으로 삶을 개선할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불행을 앞세워 남들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려고 하거나 상대방을 지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이렇게 자신의 불행이 무기인 사람은 영원히 불행을 필요로 합니다. 평화롭고 행복했던 경험이 없어 뭔가 불안하고 고통스러울 때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사람들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가족처럼 어쩔 수 없이 계속 봐야하는 경우라면 어린 아이들을 훈육시키듯이 긍정적인 행동을 할 때만 칭찬해주고 부정적인 행동을 하면 무시하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해주세요. 불쌍하다고 그 들을 동정하고 그들의 요구를 매번 들어주다보면 내 소중한 에너지를 뺏기게 되니까요.

만약 당신이 이런 사람이면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왜 내가 불평불만 투성이에 신세한탄만 하는 그런 사람이 되었을까요?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정말 세상이 내게만 잔인했던 걸까요? 중언부언 설명이 길어진다면 그것은 변명이 맞습니다. 따지고 보면 사기를 당한 것도 내 욕심 때문이고, 빚 때문에 힘들다면 과거에 무리한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고 나쁜 인연을 만난 것도, 그 인연을 끊어 내지 못한 것도 내 선택입니다. 천재지변이나 선천적 질환으로 고통 받는 게 아닌 이상 대부분의 상황은 내가 과거에 내린 결정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죠.

이제 당신 인생의 열쇠를 스스로 쥐어보세요. 부모나 배우자의 가난 때문에 고생했다면 내가 부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어봅시다. 나쁜 인연 때문에 고통받아왔다면 과감하게 그 사람을 끊어내고 나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됩시다. 누군가에 대한 원망과 집착 때문에 괴롭다면 이제 그만 용서하고 놓아줍시다. 모두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김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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