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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변곡점 맞은 부동산 시장과 한국경제

최종수정 2018.04.12 11:55 기사입력 2018.04.12 11:55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 소장

한국의 부동산은 문제가 고질적이고, 기득권 세력의 공통 이익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첫 번째 경제 문제일 것이다. 2017년 초 부동산 시장은 수요자들이 매입을 뒤로 미루는 관망세였다. 촛불의 뜻으로 들어설 새로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과거 정부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었다. 2017년 5월 문재인정부의 공약이 구체화되면서, 부동산정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던 참여정부의 정책과 비슷할 것으로 본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급변했다. 매물은 사라지고 매입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강남 등 서울 주요지역의 집값이 급등했다. 문재인 정부는 부랴부랴 2017년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부동산대책을 발표하였으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오히려 시장의 내성을 키워 집값의 상승세가 서울 전역을 넘어 판교 분당 등으로 확산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대출규제, 자금출처 조사, 분양권전매 제한, 양도세 중과 등 신규 투자자의 부동산 매입을 억제하는 정책이 주였다. 기존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사람은 부동산을 팔지 않는 한 별 부담이 없는 정책이다. 젊은 세대는 자신들만 부동산을 통해 돈 벌수 있는 기회를 막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한국의 부동산은 세제 등의 특혜로 인해 금융자산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 부동산의 공시가격은 대략 시가의 10-60% 정도로 재산세 부담이 적다. 상속과 증여 시에도 다른 재산에 비해 크게 유리하다. 공직 후보자의 경우 재산공개 시 부동산은 시가가 아닌 공시가격으로 이루어져 보유자산 규모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주택임대 소득은 대표적인 불로소득임에도 스스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소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과세되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한국은 모든 국민의 꿈이 임대사업자인 나라가 되었고, 돈이 있는 사람이 부동산투자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엄청난 도덕적 자제심이 필요한 나라가 되었다.

2017년 겨울에 들어서는 거의 모든 시장참가자가 적어도 서울의 집값은 지금보다 훨씬 더 상승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부동산시장의 쏠림현상이 심해졌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보유세 인상 계획과 함께 토지공개념을 강화하는 개헌안까지 발표하였다. 계속 오를 것만 같던 서울 집값과 집세가 2018년 초부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토지공개념은 야당의 반대가 강한데다 개헌 자체가 불투명하여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고, 법률로 구체화되지 않으면 실질적 효과도 없다. 보유세 인상도 미실현 수익에 대한 과세 논란과 조세저항이 심해 제한적일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시장참가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인데 최근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과도한 상승에 따른 일시 조정인지, 아니면 대세 하락의 변곡점인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 특히 한국은 부동산 관련 신뢰할만한 통계도 부족하여 앞날을 예측하기가 더 어렵다. 그러나 세상에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듯이, 서울의 집값도 오르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언젠간 떨어지겠지만 언제일지를 모를 따름이다. 그리고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이 오름세가 장기화될수록 침체의 골도 길어질 것이다.
앞으로 주택가격이 기조적으로 하락한다면 과잉 가계부채와 맞물려 한국경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세상에 공짜점심이 없듯이 한국경제가 부담해야할 묵은 빚이다. 한국은 오랫동안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부동산 보유자들은 저절로 부자가 되었다. 건설투자가 늘어 경제성장에 조금 도움이 된지는 모르지만, 소득 불평등 심화로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경제정의가 실종되고 산업경쟁력이 약화되었다. 이제는 정상화될 때가 되었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국민경제의 부담도 기득권자들의 주장과 달리 크지 않을 수 있다. 집값 집세 안정으로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이 늘어나고, 경제정의가 바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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