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은 사람의 심리ㆍ정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요소다. 우리는 생활 속에 구현되는 다양한 색으로 사회의 여러 현상을 간접적으로 진단하고 분석한다. 실제 여러 학문 분야에서 인간의 삶과 색채 간 관계에 대한 일반적 담론을 검증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진행해왔다.
한편 세계 금융위기인 2009년 당시에는 회색이나 베이지 등 다른 색과 무난히 잘 어울리고 안정성 있는 중성색이나 무채색이 선호됐는데, 이는 소비자의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심리가 다양한 색채 선택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위의 내용과 상반되는 결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패션 색채와 경기와의 관계를 살펴본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불경기에는 오렌지ㆍ에메랄드ㆍ진주와 같이 화려한 보석색이나 플래티넘ㆍ브론즈처럼 강렬한 메탈 계열 색이 오히려 유행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후반 경기 불황 때 원색이 선호되던 시기가 있던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내용이다.
매년 그 해의 유행색을 발표해 온 미국 팬톤 색채연구소는 2018년도 올해의 색으로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을 선정한 바 있다. 우리 말로는 짙은 보라색이라고 표현되는 이 색은 고급스런 세련미를 상징한다. 독창성과 창의력, 미래를 내다보는 예지력을 표현하는 색상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울트라 바이올렛에 담긴 창의적 영감과 상상력이 인간의 의식과 잠재력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려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램이 올해의 유행색으로 선정한 이유라고 한다.
연일 쏟아지는 충격적인 뉴스 속에 마땅한 답도 없는 괜한 근심걱정으로 불편한 하루를 마무리하기 일쑤인 요즘이다. 점점 짧아져만 가는 봄이 가기 전에 시끄러운 머리도 식힐 겸 올해 유행색인 보라색 옷 걸쳐 입고 가까운 곳에 나들이라도 다녀와야겠다.
김영주 중앙대 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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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