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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과학기술계에 필요한 시스템 리더십

최종수정 2018.03.20 11:45 기사입력 2018.03.2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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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9%로 상향 조정했다.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ㆍ유럽연합ㆍ일본 등 주요 선진국 성장률이 모두 상향 추세에 있어 세계 경제가 저성장 그늘에서 벗어나 회복 국면에 접어든 양상이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회복세는 단연 눈길을 끈다. 기업들은 사상 최고 수익을 내고 있으며 노동시장은 거의 완전고용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도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3.0%로 전망된다. 미국(2.9%)ㆍ유럽연합(2.3%) 등과 비교하면 회복세는 다소 약한 수준이다. 특히 주요 산업의 경쟁력 하락과 통상압력 등으로 조선ㆍ해운에 이어 자동차ㆍ철강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이 문제다. 기존 성장 동력을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가 보이지 않기에 실질적 체감은 성장률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일본이 부활의 날갯짓을 힘차게 펼치는 것을 보면서 상대적 상실감도 큰 상황이다.

일본 부활의 핵심 동력은 정부가 법인세를 완화하고 규제를 최소화 해 기업 활력을 촉진한 것이다. 기업들은 핵심 역량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고 연구개발 투자에 주력한 것도 영향을 줬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직접적인 지원 외 혁신성장을 이끈 보이지 않는 힘에 주목해야 한다. 바로 일본 정부가 주도한 '국가혁신시스템 개혁의 리더십'이다. 즉 일본은 국가 전략 차원에서 과학기술을 산업의 생명원천으로 인식하고 혁신가치 창출을 위한 과학기술정책의 대개혁을 일관되게 이끌어 온 것이다.

일본 정부가 추진한 개혁의 특징은 '국가과학기술정책의 방향 전환'이라는 큰 흐름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에 적합한 나라 구현'이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과학기술정책 목표를 새로운 지식가치 창출과 활용을 넘어 혁신가치 창출로 확대 전환한 것이다. 정책의 대상과 범위도 연구행정 중심에서 혁신가치 창출 구현으로 확대했다.

두 번째 특징은 국가혁신정책을 이끌어가는 컨트롤타워의 역할과 위상을 높였다는 점이다. 총리가 주재하는 내각부의 종합과학기술회의를 종합과학기술혁신회의로 개편해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부여했다. 특히 민간위원은 국가 주요 회의체처럼 국회 동의를 얻어 임명함으로써 민간 전문가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했다. 마지막 특징으로는 정책과 제도개혁이 일관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우리 정부도 과학기술 혁신과 혁신성장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국가연구개발제도와 연구개발 인프라를 개선하고, 혁신성장을 위한 생태계 지원, 4차 산업혁명 대응 방안 마련 등 다양한 세부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각 방안들이 공통된 가치와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방안 간 연계가 잘 되는지, 과거 혁신방안과 새 혁신방안이 일관성을 갖고 있는지 등은 여전히 미지수다. 궁극적인 목표달성을 위한 시스템 리더십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클라우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시스템 전체를 이해하고 이끌어가는 '시스템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결과 융합 혁명시대에 요구되는 시스템 리더십은 개별 기업, 연구조직뿐 아니라 이를 포괄하는 국가 단위의 혁신시스템 발전에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혁신정책과 사업은 외국 전문가들이 우려할 만큼 그 수가 많고 빠르게 설계된다. 전체보다 개별 목표에 치중한 3차 산업혁명 시대적 접근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국가혁신시스템 성장을 이끌 '시스템 리더십'이 절실하다.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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