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패럴림픽이다. 18일까지 참가 선수들이 그동안 흘린 땀과 눈물을 격정과 환희로, 혹은 다시금 희망과 꿈으로 일구는 사상 최대 우정의 대결을 벌인다.
첫째 대한민국에서 여는 최초의 동계패럴림픽이면서, 1988년 서울하계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의 패럴림픽이다. 둘째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동?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린 나라가 됐다. 셋째 가장 많은 나라와 가장 많은 선수가 참석한 사상 최대 규모다. 49나라에서 570명이 참가했다. 넷째 북한이 사상 최초로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했다.
대한민국 선수단 규모도 역대급이다. 6종목에 선수 36명이 참가해서 나라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한 분야에서만 패럴림픽을 홀대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음은 아무래도 이해 못할 일이다. 이는 방송 3사인데, 패럴림픽 관련 방송 시간이 동계올림픽 때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 NBC의 90시간 이상, 영국채널4의 100시간, 일본 NHK의 60시간 이상이라는,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말이 맞다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한마디로 부끄럽다. 이로써 앞서 말한 장애인 관련 수준의 높이가 잘못 됐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방송 3사로 해서, 주최국과 그 나라 국민들의 수준을 의심하게 한 일이, 지난 동계올림픽기간에도 이미 있었다. 중계방송시 수어통역을 하지 않은 일이다. 그 때문에 한 장애인 단체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했고, 이에 따라 수어통역을 하라는 ‘의견 표명’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정되지 않았다. 이때의 의견표명에 패럴림픽도 포함이 됐는데 이마저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 누가 봐도 이유를 알 만한 일이다. 벌이가 되지 않는 일에 돈을 쓰지 않겠다는 ‘공공정신’에 기가 막힌다.
더욱 기막힌 일이 있다. 경기들의 중계방송 아나운서와 경기 해설자가 한 말의 15% 이상이 외국어였다는 통계가 있다. 스포츠 용어의 외국어야 어쩔 수 없다. 지난 70년대 말에 권력자의 억지가 망신을 산 기억을 많은 사람이 갖고 있다. 예로써 축구경기의 ‘골키퍼’를 수문장, 엔드라인‘을 끝줄이라 한 일 따위다.
그런데, 시작을 스타트, 끝을 피니쉬, 치유?위안을 힐링, 신선하다?멋지다를 쿨하다, 멋진 경기를 핫 플레이 등등???, 따위로 했어야 하는가. 우리말을 많이 쓰는 사람은, 더욱이 직업으로 쓰는 사람은, ‘우리말을 갈고 닦아 소중히 여기는 정신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을 왜 모를까. 한 번만 다시 생각해 본다면, ‘못난 일’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2018 평창패럴림픽. 열정에 우정을 더해 감격과 감동이 물결치는 지구촌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세 소리 우렁찼던 새봄이다. 나라를 사랑하는 길이 멀리 있지 않다.
이상문(소설가?전 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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