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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혁신성장정책, 다양성에 집중해야

최종수정 2018.01.09 10:36 기사입력 2018.01.09 10:36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부는 최근 혁신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창업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혁신성장 핵심동력을 혁신창업 활성화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창업은 혁신 생태계가 작동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지만, 실패 가능성이 높아 정부 지원이 필요한 분야이다. 혁신성장 전략이 실질적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혁신창업 지원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이라는 목적을 중심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혁신성장 전략은 1990년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중심으로 지식기반 경제 패러다임이 이슈화되면서 부각된 개념이다. 혁신성장을 정책의 핵심에 둔 선진국만큼 폭넓게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일정 부분 다루어졌다. 혁신의 기반 확보를 위해 정부 주도의 연구ㆍ개발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돼왔고, 창업ㆍ중소기업 지원 등도 추진됐다. 그러나 지난 20여년에 걸친 정책적 성과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기존 주력 분야를 대체하는 새 성장동력들이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 역시 혁신성장 정책을 핵심 경제정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과거 정책들이 그다지 효과적으로 작동되지 못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정부의 전략이 성과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진단과 해법의 적합성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창업기업 수는 많지만 선진국에 비해 '혁신형' 창업의 비중이 낮다. '생계형' 창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또 중장기 생존율도 낮다는 특징이 있다. 그 이유로는 과도한 규제, 모험자본 부족, 실패에 대한 부담감, 인수합병 비활성화, 불공정행위 등이 꼽힌다. 물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들도 지속적으로 발표됐다. 특히 혁신형 창업지원이 그 중심에 있었고 이번에도 혁신창업 활성화가 첫 대책으로 제시됐다. 혁신창업 활성화가 성장의 씨앗 역할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창업한 혁신기업이 생존을 넘어 성장의 궤도에 오르게 하는 것이다. 창업이 증가해도 생존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은 혁신창업기업이 강소기업으로 그리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혁신활동이 이루어지는 생태계는 분야별로 다양하다. 산업마다 지식과 기술의 속성이 다르고 가치사슬 구조, 제품 및 서비스 특성이 달라 혁신의 전략과 접근이 달라야 한다. IT분야는 기술의 수명과 투자회수 기간이 비교적 짧은 특징이 있지만 바이오 분야는 상대적으로 회수기간이 길고 기업간 전략적 제휴가 중요하다. 또 동일한 산업분야라 하더라도 국가적ㆍ지역적 특성, 생태계의 성숙 수준에 따라 모습과 특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혁신 생태계의 활성화가 절대적인 요소다. 그런데 혁신 생태계는 분야별로 특성도, 문제점도 상이하기때문에 생태계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추진돼야 한다. 정부의 혁신지원정책이 분야별 생태계의 다양성과 특징에 대한 철저한 진단을 기반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소수의 민간 전문가에 의존하거나 수요조사에만 기반해서는 정책의 적합성이 떨어지기 쉽다. 보편성에 기반한 혁신지원 정책도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연구개발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산업별 다양성을 감안하고 혁신 생태계 수준에 따른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 프레임과 정책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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