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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망 중립성 아직도 유효한가

최종수정 2017.12.19 11:11 기사입력 2017.12.19 11:11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
지난 14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Net Neutrality) 정책을 최종 폐지했다. 글로벌 ICT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결정은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실 망 중립성의 개념은 네트워크 사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던 때, 콘텐츠 사업을 육성하고 중ㆍ소 스타트업 위주로 구성된 인터넷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초반 한국통신이 국가 주도의 초고속 인프라를 구축할 당시만 해도 네트워크 망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현재는 다르다. 많은 인터넷 기업이 존재하던 초창기와는 달리 구글ㆍ아마존ㆍ네이버와 같은 공룡 포털기업이 독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들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서 구축한 망을 자유롭게 이용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 페이스북 접속경로 강제변경 사건에서 확인했듯이 자사의 이익을 위해 이용자 권익을 침해하는 일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는 자타공인 ICT 최강국이자 글로벌 기업이 서비스를 시험하는 테스트베드 시장이다. 그만큼 네트워크 망이 우수하다는 뜻이다. 정부가 공언한 5G 상용화 시점인 2019년 3월까지는 이제 1년여 정도 남지 않았다. 결국 망의 고도화를 위해 네트워크 사업자들에게 재투자를 강요할 수밖에 없으며, 5G 설비투자에는 약 10조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포털기업이 망 중립성을 핑계로 프리 라이딩(무임승차)만을 고집한 채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추가적으로 망 고도화를 요구할 명분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필자가 발의한 ICT 뉴노멀법은 이 같은 시각과 맥을 같이한다. CPND(콘텐츠ㆍ플랫폼ㆍ네트워크ㆍ디바이스)의 경계가 무너지고 시장이 융합되고 있는 시점인 만큼, 모든 기업에게 수평적 규제체계를 적용하자는 취지다. 이제부터는 소비자에게 보편적 서비스 못지않게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 또한 중요하다. 과거와는 달리 트래픽을 많이 소모하는 영상 중심의 콘텐츠로 이동하고 있는 데이터 소비 패턴의 변화 또한 이를 방증한다.

 

5G의 핵심기술인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 Slicing)이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되는 문제 또한 간과할 순 없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이란 다른 특성을 갖는 서비스들에 대해 특화된 전용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 기술로 각광받는 스마트홈, 자율주행자동차와 기존의 모바일 통신망 등을 분리해 사용함으로써, 특정 망이 영향을 받더라도 다른 망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결국 망 중립성은 과거의 정책이다. 이용자는 새로운 서비스를 추구하며 이에 따라 기술은 지속적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통해 미래 사회를 선도하겠다고 하면서 망 중립성을 고수하는 것은 모순이다. 급변하는 ICT 생태계 속에서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방안은 분명하다. 기존의 망 중립성으로부터 탈피해 망을 사용하는 모든 기업에게 수익에 걸 맞는 책임 부과하며 수평적 규제체계를 확립함으로써 공정경쟁을 촉진하는 일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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