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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북핵 해법의 틀을 바꿔야 한다

최종수정 2017.11.30 10:45 기사입력 2017.11.30 10:45

조영기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북한은 29일 새벽 75일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했다. 이번 화성-15형은 세 번에 걸쳐 발사된 ICBM 중 가장 진전된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화성-15호 발사 후 '중대보도'를 통한 정부성명에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주장했다. 지난 9월3일 6차 핵실험을 '수소탄 실험의 성공'이라는 북한의 주장과 이번 화성-15호 발사를 결합하면 '양탄일성(兩彈一星)'의 최종단계에 접어들었다. 양탄일성은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ICBM을 말한다. 물론 대기권 진입기술에 대한 추가검증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거의 완성단계에 근접했다는 점은 동의할 수밖에 없다.

이번 화성-15형 발사는 북한이 결코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핵과 미사일은 대화와 협상의 대상물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한 75일간의 휴지기 동안 한국정부의 대북지원과 대화에 대한 미련을 불식시켰다. 중국의 쌍중단(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중지와 한미연합훈련 중지)을 앞세운 그간의 노력들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이는 기존의 대화와 협상의 틀이 더 이상 북핵 해법의 유용한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시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거나 미국의 선제타격을 염두에 두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북한도발이 자칫 미국의 군사옵션을 심각하게 검토하는 단계까지 갈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군사옵션이 북핵 위협의 방패막이가 됐다는 점은 아쉽다. 특히 고통의 감내를 통한 북핵의 근원적 위협 차단의 중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유감이다.

사실 북핵 위협의 실체를 애써 외면해 우리 스스로 정신적 무장을 해제함으로써 안보불감증을 키워왔다. 북핵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호도했고, 북핵은 자위용 또는 협상용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대변해주기도 했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북핵의 타켓은 결코 서울은 아닐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살게 했다. 북핵에 대한 이 같은 3대 오해의 결과물이 자강(自强)의 심각한 훼손을 초래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의 '남북한 종합국력비교'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북핵을 고려한 남북한의 군사력을 비교해보니 한국의 군사력이 북한의 군사력에 역전됐다고 한다. 이후 북한이 2차례 핵실험을 감행했고 추가 핵실험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북핵에 대응할 분명한 자강의 카드를 마련해야 한다. 최소한 핵무장에 대한 인프라를 구비해야 한다.
주체사상에 기반한 김정은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주체사상을 지켜주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근원적 변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그것은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외교적ㆍ경제적 압박과 함께 북한 민주화를 위한 대북정보유입이다. 북한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제제를 받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구조적 허점이 존재한다. 원유공급 중단과 전면적 해상봉쇄 등 제재 자체의 허점과 중국에 의한 암묵적 지원·묵인 등 후견국 허점이 있다. 후견국인 중국으로 인한 허점은 한미동맹을 통한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로 보완할 수 있으며 한국이 북핵 최대위협국이라는 점에서 국제제재를 선도해야 한다. 또한 대북 정보유입은 북한민주화의 단초라는 점에서 정신적 지원책이므로 내용을 대상별, 지역별로 차별화해 유입시키는 방식으로 북한의 민주화를 유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고통의 계곡도 함께 건너는 지혜가 요구된다.

조영기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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