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의 사전적 의미는 오래되고 낡아 제구실을 하지 못함을 뜻하는 것으로 노후 아파트는 정상적인 품질 상태에서 시간의 경과에 따라 그 성능 및 기능이 쇠퇴된 아파트를 말한다. 노후 아파트 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심각한 곳은 사업성이 낮아 재건축 추진도 어려운 소규모 단지들이다. 필자는 최근 경기도 지역의 소규모 노후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실태조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들 단지의 주민 구성 특성을 보면 대부분 소득과 학력수준이 주변지역에 비해 낮았고 연령 구성은 일반 아파트 단지 주민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한 집에 10년 이상 오래 산 소유자들이 많다는 점은 예상 밖의 결과였다. 이곳 주민들은 이웃 간의 관계도 꽤 좋은 편이었으며 자신이 살고 있는 주거환경에 대한 애착심도 깊었다. 이들 단지의 평균 세대수는 60세대 정도로 최소 30세대부터 최대 280세대 정도다. 대부분이 엘리베이터 없는 5층 이하 건물로 법의 적용을 받는 의무관리대상이 아니다 보니 노후화의 문제가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단지가 대부분 사업성이 낮은 소규모 노후아파트라는 점이다. 재건축을 추진하려고 해도 주민 대부분이 고령이거나 생업에 바쁘다보니 재건축의 복잡한 과정을 전담해 추진할 만한 인력도. 정보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막상 추진이 된다 해도 주민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걸림돌이 된다. 그러다보면 재건축 추진은 물 건너가고 쑤시고 아픈 곳만 점점 더 늘어나는 노후 아파트로 남게 된다.
노후 아파트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 사람도 노화에 대비해 젊은 시절부터 꾸준한 관리를 통해 외모와 건강상태를 최대한 좋은 상태로 유지하려고 하듯이 우리가 사는 집도 외관과 성능을 꾸준히 관리해 노후화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적 여력이 있다면야 집이 좀 낡아도 오랫동안 정든 환경을 떠나지 않고 고쳐 살면 되겠지만 그럴만한 여건이 안 되는 경우엔 시간이 지날수록 큰 문제다.
김영주 중앙대 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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