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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韓中 관계 정상화 그 후…

최종수정 2017.11.06 11:16 기사입력 2017.11.06 11:16

조영기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한국과 중국은 지난달 31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로 촉발된 한중 갈등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때 한중 정상회담도 합의했다. 또한 연내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방문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런 조치로 지난해 7월 사드배치 발표 후 중국의 일방적이고 부당한 경제 보복 조치도 원상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늦었지만 양국교류가 정상화의 길을 밟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번 한중정상화 조치의 이면을 들어다보면 마냥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한중관계 정상화와 한국 정부의 '3불(不)원칙'이 맞교환됐다는 의혹으로 후폭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3불 원칙이란 우리정부는 사드추가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관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군사동맹으로 발전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정부는 3불을 '약속'한 것이 아니라 '입장표명' 사항에 불과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3불의 '입장표명'이 우리의 군사적 주권을 놓고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를 만들어 주었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강대국을 상대할 때 주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모호성은 외교의 기본수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화 논의 과정에서 3불에 대한 성급한 입장표명은 초보운전자 모습 그 자체였다. 또한 중국이 이중적 잣대로 남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실을 외면하고 스스로 주권제약을 용인한 것 같아 아쉽다.

중국을 겨냥하지도 않은 사드에 대한 중국의 생트집이 이 문제의 화근이다. 우리가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 때문이다. 그러나 사드 추가배치 금지를 3불에 포함한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선택이며 북한의 위협이 완화될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잘못된 선택이다.

국방안보전략의 핵심은 자강과 동맹, 균세(均勢)다. 자강이 최우선이지만 자강이 부족하면 동맹을 통해 자강을 보완하고 균세도 유지한다. 그러나 자강이 없으면 동맹도 없고 균세도 없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문제는 3불이 자강과 동맹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 같은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의 입장 표명의 이행'을 압박하고 있고, 미국은 한국의 주권훼손과 동맹의 균열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더해 시진핑 2기의 중국은 강군몽(强軍夢)의 패권의지를 들어냈다는 점에서 3불이 동맹의 가치를 훼손할 개연성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중국의 부당한 경제 보복 조치로 우리 기업들은 많은 피해를 입었다. 하나같이 국제 규범과 거래 관행을 위반한 조치였다. 당연히 정부가 앞장서서 경제 보복 조치 이전의 상태로 복원시키고 재발방지책도 만들어야 한다. 중국의 폭력적 보복이 언제든 재발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미봉책에 머문 이번 정상화 조치가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에 대한 경제ㆍ무역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키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한국의 대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중국의 경제보복은 더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의 경제주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중국 경제ㆍ무역의존도를 줄여나가는 방안 또한 마련해야 한다.


1년 3개월여 만에 한중 교류 정상화 조치가 이뤄졌지만 비정상화의 가능성이 이전보다 더 많다는 점에서 우리의 면밀한 대비가 요구된다. 즉 3불로 인한 군사주권의 훼손을 방지하고 교류 정상화가 경제주권의 위협요인으로 작동하는 것에 대해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의 자존과 주권을 지킬 수 있다.

조영기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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