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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청탁금지법과 코리아하우스

최종수정 2017.09.25 11:05 기사입력 2017.09.25 11:05

김성조 한국체육대학 총장
얼마 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을 200일 앞둔 시점에 조직위원회 주관으로 'G-200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명칭의 행사가 열렸다. 당시 여론은 평창올림픽 조직위의 가장 시급한 문제가 후원자(스폰서) 확보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대통령이 "기업들, 특히 공기업들이 올림픽을 위해 좀 더 마음을 열고 후원하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함으로써 스폰서 확보에 다소 물꼬가 트일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경제가 어려운데다 탄핵 정국에 이은 대통령 선거 탓에 후원기업을 찾기가 여의치 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각종 국가 행사에서 기업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필자는 지난해 8월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코리아하우스'의 단장을 맡은 바 있다. 코리아하우스란 올림픽이 개최된 도시에서 우리 선수들을 격려하고 대한민국을 홍보하기 위해 설치하는 캠프이다. 올림픽 기간 중 출전 국가들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하우스를 열어 자국 선수들과 기자단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각종 연회, 전시, 공연 등의 홍보활동도 이곳에서 열린다. 다만 하우스의 설치 형태와 운용 방식은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코리아하우스의 경우, 한식 제공과 더불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을 열어 선수들의 활약상을 홍보했다. 그러나 개관식 날 찾아 온 국제올림위원회(IOC) 관계자 이외에 외국 스포츠 기자나 선수단은 물론, 한국 응원단도 코리아하우스를 방문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단장으로서 다른 나라의 하우스 운영이 부러워 보인 것이 사실이다.
NOC하우스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NOC자체 스폰서십이 안정적으로 확보돼 하우스 운영 예산의 규모가 국고에 의존하는 우리와는 차이가 컸다. 프로그램도 선수, 가족, 후원사, 미디어, 일반인을 구분한 특화된 콘텐츠를 구축하고 있었다. 네덜란드하우스의 경우 주요 후원사는 하이네켄이었다. 이 회사는 프로그램 구상과 운영에 함께 참여해 메달 세리머니, 클럽파티, 라운지 및 바, 기념품 샵 운영 등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했다.

일본, 카타르의 경우에도 NOC하우스라기 보다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조직적으로 협력해 스포츠 뿐 아니라 산업, 문화를 소개하고 각종 전시회, 공연 및 패션쇼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같은 사례를 보면서, 코리아하우스도 우리의 경제 규모나 스포츠 성적 등의 위상에 맞게 운영돼야 하지 않으냐는 아쉬움이 컸다. 지금처럼 급식 지원 및 소규모 행사로 운영되는 틀을 넘어 좀 더 다양한 해외 인사와 관람객들이 코리아하우스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 스포츠 발전상을 체험하고 교류하는 홍보의 장으로 확장, 발전돼야 한다.

우리 기업들도 각국의 하우스를 지원한 스폰서들에 비해 모든 면에서 뒤지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 코리아하우스 단장으로서 '우리나라는 왜?'라는 생각을 해 봤다. 사석에서 이러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던 도중 "그러한 지원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이 아닌가"라는 말이 돌아왔다. 또 다른 지인은 215억원을 기부해 225억원의 세금 폭탄을 맞게 된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 세법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예외적인 사례와 김영란법까지 고려하는 것은 다소 도를 넘어 보인다. 평창올림픽을 앞둔 시점에, 기업의 후원이 여의치 않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업의 마인드 변화와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좀 더 참신한 아이디어와 제도 개선을 주문해본다.

김성조 한국체육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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