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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없는 公共앱…수억원 혈세만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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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권고로 서울시 공공앱 올해 4개 폐기 예정
이용률 떨어지거나, 방치되거나…2억원 혈세 공중분해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그동안 ‘금연도시 서울’앱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11년 시민제안으로 만들어진 서울시 공공앱(App)인 ‘금연도시 서울’이 30일 폐기된다. 서울의 금연구역을 지도에 표시해주고 금연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했던 이 앱은 급속도로 늘어나는 금연구역을 지도상에 모두 표시해 줄 수 없어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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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의 정보공개 청구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또는 산하기관에서 운영 중인 공공앱은 총 42개로 총 개발비용은 약 25억원이 들었다. 이 중 시민들의 이용률이 떨어지거나 관리가 부실해 올해 폐기가 예정 돼 있는 앱은 총 4개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모바일 전자정부 서비스 관리지침'을 개정해 공공앱의 성과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한데 따른 결과다.

시민들의 이용이 저조하거나 기능이 중복되는 앱들을 세금을 통해 유지관리하기 보단 폐지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란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하지만 그동안 무분별하게 보여주기식 '공공앱 만들기'에 나서 세금을 낭비한 후 슬그머니 앱을 폐기하는 행태는 옳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서울 문화 스탬프 투어’앱은 시에서 지정한 51개 문화유산을 방문해 안내판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앱을 통해 인식하면 문화유산 탐방 인증 도장을 받는 앱이다. 하지만 앱을 사용했을 때 핵심기능인 QR코드 인식이 되지 않아 이용자의 불만이 잇따랐다. 또 ‘서울둘레길’, ‘서울 한양도성’, ‘한강 스탬프 투어’ 등의 앱과 스탬프 기능이 중복됐다. 결국 개발비 2100여만원이 들었지만 마땅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30일 폐기된다.
시 관계자는 “행안부의 폐기권고를 받고 앱을 좀 더 보강해보려 했지만 이용자 수가 너무 적고, 중복되는 앱이 많아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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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의회신문고’와 ‘서울시 실내지도서비스’ 앱 역시 올해 말 폐기된다. 의회신문고 앱은 1990여만원, 실내지도서비스 앱은 8900여만원의 개발비용이 각각 들었다. 의회신문고 앱은 2013년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다운로드 수는 500건(안드로이드 기준)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민을 약 1000만명으로 보았을 때 이용률은 0.00005%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실내지도서비스 앱은 2015년 11월 이후 업데이트 없이 방치되며 사실상 이용자가 없는 실정이었다.

마포구 상암동에 거주하는 윤모(30)씨는 “올해 폐기되는 앱들이 애초에 있었는지 전혀 몰랐고 폐기되는 사실도 몰랐다”며 “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앱들을 제대로 활용 못하는 것도 문제고 폐기하는 것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동구 행당동에 거주하는 최모(37)씨는 “제대로 활용 못하는 앱은 없애는 게 맞다”며 “애초에 활용가치 없는 앱들을 만들어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앱 폐기와 관련해 또 다른 시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확산되기 시작한 2011년도에 앱 만들기 바람이 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내지도서비스 같은 기능은 당시 모바일 웹(Web)에선 구현하는 것이 어려워 앱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모바일 웹의 구현기술이 좋아져 앱의 대부분 기능이 웹에서 구동되고, 유지관리 비용도 웹이 앱보다 적게 들어 불필요한 앱은 폐기하는 것이 정부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세금만 낭비해 앱을 만든 뒤 관리도 안 하는 문제가 심해지자 연내 '공공앱 사전 타당성 검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개발 여부를 각 지자체가 판단하게 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행안부 관계자는 “앱을 만들기 전 타당성 검토를 통해 최대한 세금 낭비를 막도록 하겠다”며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앱들은 폐기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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