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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단말기 완전자급제에 관한 소고

최종수정 2017.09.19 10:45 기사입력 2017.09.19 10:45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가계통신비 절감방안의 일환으로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란 현재 이통사가 전담하고 있는 이동통신단말 유통을 단말판매시장과 서비스가입시장으로 나누어, 이통사들은 단말판매에서는 손을 떼고 서비스가입업무만 전담토록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완전자급제 도입론자들은 첫째 제조사간의 경쟁으로 단말가격이 인하되고, 둘째 이통사의 보조금 및 유통지원금 부담이 해소되므로 통신요금이 인하될 것이며, 셋째 유통구조의 투명화로 마케팅비용은 감소하고 이용자 편익은 증대될 것이라는 점 등을 기대효과로 제시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필자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시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고 본다. 우선 제조업체간 경쟁으로 단말기가격이 하락한다는 주장을 살펴보자. 다수의 단말제조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미국 등 선진국시장과는 달리 국내시장은 삼성전자가 70% 정도의 점유율을 가진 사실상의 독점시장이다. 따라서 제조사간 경쟁을 통한 단말가격 인하보다는 독자유통망 구축이 어려운 외산폰의 경우 아예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 기대효과는 통신사업자간의 경쟁으로 요금이 인하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단말보조금을 쓰지 않는 만큼의 요금인하 여력이 생기는 것은 맞다. 그러나 요금제는 쉽게 모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무기로서 위력적이지 않다. 이통사들이 경쟁적으로 요금을 인하하기보다 서로 유사한 요금제로 수익을 보전하려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선택약정할인율 인상과 향후 예상되는 보편요금제 도입 등으로 인한 수익감소를 메꾸기 위해 암묵적 담합으로 이익확보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번째 기대효과는 유통구조의 투명화로 마케팅비용이 줄고 고객편익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통이 단말판매와 서비스가입으로 이원화되면 유통구조가 오히려 복잡해지고 이에 따라 전체 유통비용은 오히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처럼 완전자급제 도입시 기대효과는 그 실현이 불명확한 반면 문제점은 분명해 보인다. 우선 이통사 보조금이 없으지므로 고객의 초기 단말구입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20만~30만원대 저가폰도 꽤 있었던 피쳐폰 시대에 비해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웬만한 폰은 10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가격이 높아져 고객이 이통사 보조금 없이 스마트폰을 구입하기가 어려워 졌다. 스마트폰시대가 도래하면서 자급제가 대세이던 유럽에서 이통사 중심의 유통이 확대된 것도 그 때문이다. 둘째로 완전자급제가 도입되어 단말판매와 서비스가입업무가 이원화되면 고객혼란과 불편도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신 스마트폰은 그 가입과 사용이 복잡해 대부분의 고객들은 기변시나 가입시 대리점에서 1~2시간을 보내야 한다. 단말기는 삼성, 서비스시장은 SKT로의 쏠림이 가속화되며 이들의 독점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셋째로 완전자급제 도입시 유통망의 일대 변혁과 재편은 불가피하며 극심한 혼란과 구조조정을 맞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유통점들이 도산하거나 폐업을 하게 되어 대규모 실업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단말자급제는 분명 장점이 있다. 그러나 법적조치로만 실현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금도 선택약정할인제로 인해 자급제 시장은 커지고 있으며, 향후 분리공시제를 도입하면 제조사 보조금이 명확해져 출고가 인하 유도가 가능해진다. 그만큼 자급제 시장은 더 활성화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완전 자급제라는 강제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자급제의 편익은 여타 제도 보완으로 실현이 가능한 것이다.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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