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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 딜레마

최종수정 2017.09.08 10:33 기사입력 2017.09.08 10:33

김동철 데이타솔루션 전무
[아시아경제]며칠 전 새로 입사한 여직원이 갑자기 회사를 그만뒀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유는 다른 직장에 합격해 이직을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본인에게 더 적합한 직장으로 옮기겠다는데 뭐라고 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탈락시킨 다른 구직자들을 생각하면 난감한 일이다. 또한 새로 다른 사람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회사의 입장도 난감하기 그지없다. 이유는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글로벌 대기업에 23년간 재직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내 가슴 속의 화두는 글로벌 대기업에 속한 내 존재감이 먼지와 같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명예퇴직제도가 안착됐다. 안 그래도 불안한 대기업 종사자들의 시한부 수명은 크게 단축되고 있다. 대기업 직원들의 고용불안감이 가중되지만 모든 취업 준비생들은 대기업 입사를 위해 피눈물 나는 노력을 기울인다. 중소기업에 입사한 젊은이들도 대기업을 향한 로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기회만 되면 경력을 쌓아서 대기업으로의 이직을 꿈꾼다.

중소기업에서 10년정도 경력을 쌓고 대기업으로 이직하면 두 가지 문제가 소리 없이 다가온다. 진골ㆍ성골로 불리는 기존 토박이 신입사원 출신들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 또한 무사히 버틴다 해도 명예퇴직의 칼바람을 피해갈 수 없다. 대기업 입사라는 로망을 얻는 대신 대기업에 주로 존재하는 불편한 진실이 함께 달려오는 것이다.

필자가 한국, 중국, 대만에서 지난 4년간 중소기업을 운영해본 경험에 따르면 보통 입사후 5년차가 되면 홍역처럼 대기업으로의 이직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잘 가르쳐서 이제 좀 쓸만해 지면 대기업이 고액 연봉을 미끼로 데려가기 일쑤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오래 다닐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최고다. 장기근속이 가능한 사원을 채용하는 노하우가 절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빅데이터 기법으로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선택하는 모델을 만들어 매년 바뀌는 시장 상황에 따라 채용을 유연하게 하는 방법도 추천할만 하다.

경제의 건전성은 중소기업의 활성화에 달려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핀란드의 대표 기업이었던 노키아의 2011년 매출액은 당해 핀란드 국내 총생산의 20%에 달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핀란드 수출의 20%는 노키아가 생산한 휴대전화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그 당시 모든 핀란드 인재들은 노키아로 모였다. 2013년 노키아의 몰락은 핀란드의 몰락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 후 핀란드의 인재들은 중소기업을 일으켜 세우기 시작했다. 지금은 어느 한 기업이 핀란드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기업발 국가 리스크가 없는 건전한 기업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다. 노키아의 몰락은 아픈 과거지만 인재의 성공적 분산과 중소기업의 활성화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선진국다운 위기 관리 능력을 찾아 볼 수 있었다. 더군다나 일자리 창출이 중소기업에서부터 출발할 때 성공한다는 사례를 남겼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따라 하기도 어렵고, 따라 한다고 한들 대기업 바라기 청춘들의 이직 물결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질적으로 대기업이 여러 개의 중소기업으로 분할하는 일은 사실상 어렵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이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한 인사정책으로 사람을 골라 뽑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신입사원이 입사후 1년 이내에 교육만 받고 이직해 버리는 경우다.

중소기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는 핵심 교육을 받고 상습적으로 이직을 하는 데이터를 수집해 다른 기업이 유사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기업들이 자구책으로 빅데이터를 만들어 공유할 수도 있다. 중소기업이 채용에 대한 딜레마로 고충을 겪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묵묵하게 소신을 갖고 일하는 직원들도 많다. 이같은 중소기업 인재들로 인해 우리 경제가 건전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김동철 데이타솔루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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