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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조선해양산업을 살리는 길

최종수정 2017.09.05 11:24 기사입력 2017.09.05 11:24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아시아경제]최근 세계 최대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2만2000TEU급) 건조 사업을 놓고 한ㆍ중 조선소간에 수주전이 있었다. 당초 기대와는 달리 중국 조선소의 승리로 결판이 났다. 이번 선주의 결정은 의외라는 의견도 있으나 그 배경에는 중국의 건조가격 경쟁력과 중앙정부의 파격적인 금융지원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경쟁력은 설계기술(기능성과 안전성), 건조기술, 연비, 건조가격, 금융지원, 운항비용(선체 건강관리와 유지 보수), 미래 중고선 가치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정해진다.

설계와 건조기술은 건조가격뿐 아니라 운항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산관리 차원에서 중고선의 가치도 중요한 요소다. 지금까지 국제시장에서 한국산 중고선 가치는 중국산보다 약 10% 높게 평가받아 왔다. 또 중국의 설계 건조기술은 한국보다 상당히 뒤쳐져 있는 것으로 분석돼 왔다.

그러나 벌크선과 유조선에 대한 중국의 경쟁력은 한국과 일본을 이미 따라 잡았으며,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에 대한 기술 경쟁력도 한국을 바짝 쫓아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문제는 앞으로도 한ㆍ중간 수주 경쟁이 불가피하며,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조선해양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힘들지만 반드시 추진해야 할 일들이 있다.

먼저, 획기적인 가격경쟁력 확보다. 원가를 지금의 최소 75%로 낮춰야 한다. 이를 통해 적자 걱정없이 오히려 흑자규모를 극대화하면서 수주전에 임해야 성공할 수 있다. 원가는 인건비, 설계비, 재료비, 제작비, 금융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국내 조선소간 공동 설계 작업과 설계공정의 완전자동화를 통해 현재 수개월이 걸리는 설계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선체구조 중량을 최소 10% 경감함으로써 재료비를 줄여야 한다.

둘째, 획기적인 제품성능 향상이 필요하다. 선주의 입장에서 수입은 늘고 지출은 줄이기를 원한다. 수입은 화물 수송량에 비례하며, 지출은 연료비, 선원 인건비, 유지보수 비용이 차지한다. 기능성은 물론 안전성능을 높여 건강관리와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 스마트쉽 기술을 적극 활용한 운항자동화 또는 무인선 기술 적용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고연비 기술 적용을 통한 연료비 절감이 필요하다. 또 선체 구조중량 경감을 통해 더 많은 화물 운송에 의한 수입증대와 연료비 절감을 추구해야 한다.
셋째, 획기적인 금융지원이 필요하다. 세계 조선산업이 정상화될 때 까지 만이라도 국내조선소에 무이자 금융지원이 필요하다.

넷째, 최근의 실패를 교훈 삼아 해양플랜트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획기적인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와 혁명적인 기술적용을 통한 제품성능 향상이 필요하다.

다섯째, 중소조선소를 살려내야 한다. 조선기자재를 포함한 조선산업 생태계의 활성화는 대기업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소조선소가 살아야 대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살아난다. 노후된 공공선박, 군함, 연안여객선, 어선 등의 교체사업을 통해 일감을 줘야한다.

여섯째, 군수산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군수산업은 세계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분야다. 지금까지 국내 조선소는 상선 제품 생산에 집중해 왔으나 앞으로는 군함과 잠수함 등 군수제품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해외 수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

일곱째, 크루즈선 건조에 대한 재도전이 필요하다. 100세 시대를 맞아 크루즈선의 승객수는 연간 5% 내외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올해 총 승객수는 2580만명이 예상된다. 또 초대형 호화 크루즈선 건조 수요도 늘어나고 있으며, 2020년 이후 연간 32척의 건조 수요가 예상된다. 심각한 배기가스 배출과 안전성 미흡 등 기존 크루즈선의 기술적 문제점을 스마트쉽 기술적용을 통해 극복한다면 유럽 경쟁국과 충분히 승산이 있다. 마지막으로 위기의 해운산업을 살려야 한다. 국가의 생존을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10대 무역 강국으로서 무역 물동량 수송을 타국의 선박에 의존하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백점기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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