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는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독보적인 기술집약형 광(光)네트워크 케이블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이란 거래선과 3년간 독점계약을 체결했고 2016년 약 6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러던 중 이란 로컬기업들이 저급한 유사품을 만들어 이란정부에 로비를 통해 한국산 완제품에 대한 수입을 규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외국 투자진출 기업의 과실 송금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 등을 이유로 현지 법인운영이 쉽지 않으니 현지 직접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2016년까지 삼성전자ㆍLG전자 등 19개의 한국기업이 이란에 진출해 있으나 이 중 1개사(KT&G 담배 생산법인)를 제외한 18개사가 모두 연락사무소 또는 지점(지사) 형태로 진출해 있다.
K사는 이란 로컬기업들의 대정부 로비를 무력화시키면서 현지 투자 리스크를 피할 방법을 찾는 게 관건이었다. 현지 생산라인 구축이 필요하다면 직접투자보다는 K사의 유휴 생산라인을 이란 거래선에 판매하고 거래선이 현지에서 제품을 조립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현지 생산은 K사와의 기술지원(Technical Assistant) 계약을 체결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K사는 이 방법으로 직접투자 리스크를 피하면서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줄이고, 이란기업들의 대정부 로비도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K사는 이란 거래선 및 현지 인터넷 서비스공급업체와 공조해 K사 제품은 이란 로컬기업이 쉽게 생산할 수 없는 최상위 제품임을 설명해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2~3개월 단위로 11만달러 상당의 완제품을 공급하며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매출 확대를 위해 지난 6월 이란 거래선과 인터넷 SVC 공급업체가 방한해 K사의 유휴 생산라인 구매에 최종 합의했고, K사는 제품의 현지 생산을 조건으로 이란정부로부터 약 260만달러 물량을 수주하기도 했다.
나원우 코트라 무역투자상담센터 수출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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