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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노동시장 불평등 해소, 생산성 협약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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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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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아젠다들은 사회통합적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하는 사람들 간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을 이루는 건전한 시장경제를 복원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런 선순환 구조는 한국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그렇지만 노(勞)와 사(使)간 이해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슈여서 목표에 이르기까지 고(高)차원의 협상력이 요구된다. 임금, 근로시간과 같은 제도들은 수요ㆍ공급의 원리에 충실할 때 효율적으로 작동된다. 인위적인 정책 개입이나 과다한 규제는 예기치 못한 부정적 부수효과들을 낳게 될 위험성이 크다. 관성의 법칙처럼 균형(equilibrium) 상태를 유지하려는 시장의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수요ㆍ공급의 주체인 노사간 이해가 대립되는 제도에 대한 개혁은 이해 당사자 간에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호혜적 협상이 필수다. 노측에 편익을 주는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 노측이 사측에 생산성 변수를 양보해야 한다. 생산성은 근로시간(노동의 투입)과 임금(노동에 대한 보상) 변수를 잇는 가장 핵심적 변수다.
어떻게 일을 하느냐에 따라 같은 시간 같은 양의 노동을 해도 생산성 차이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중 투입대비 업무 효율성이 아주 낮은 장시간 노동시스템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비효율적. 비생산적 근무 및 작업시스템에 대한 개혁없이 임금만 올리고 근로시간을 단축한다면 한국 경제와 산업의 경쟁력은 그만큼 뒤떨어지게 될 것이다.

오래된 것일수록 변화하고 개혁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모든 현존하는 제도나 질서에는 언뜻 보기에는 비합리적이라고 해도 그 나름대로의 합리성과 힘의 균형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개혁이 어려운 것은 기존 질서에 내재돼 있는 이해상관의 뿌리들을 흔들어야하기 때문이다.

개혁은 사회적 대화와 소통 그리고 상충하는 이해의 조정과 협상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성공할 수 있다. 인내가 필요하다. 쉽게 빠르게 강압적으로 하면 일단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효과가 지속적이지 못할 것이다. 개혁은 기존의 비효율적 합리성을 새로운 효율적 합리성으로 바꿔줘야 하는 것이며 거기에는 등가교환의 원칙과 기득권이라는 무거운 관성의 힘이 작용하게 된다.
협상 당사자 간, 정책의 주체와 대상간에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 것인지 다시 원점에서 재고를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협상의 기본원칙, 즉 과유불급과 점진성의 원칙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많은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다. 그 원인을 캐보면 근본적인 문제인식이 서로 다르거나 정치적 프레이밍(Framing)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려면 한 국가 공동체가 이르고자하는 궁극적 지향점, 즉 바람직한 사회와 질서에 대한 공통의 가치관과 지향점이 존재해야 한다. 공통의 가치관 없이 추진하는 정책과 사회적 결정으로는 갈등을 해소하거나 발전의 성과를 쌓기 힘들다. 오히려 새로운 정치적 갈등을 만들 뿐이다. 형식적 프레이밍과 수사적 언쟁은 실질적 논의의 진전이나 해법을 어렵게 한다.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 드라이브가 이렇게 무익(無益)한 트랩에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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