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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공적 울타리 밖으로 경제주체들을 방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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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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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상에는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특히 기술발전과 사람들의 반응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거부할 수 없다. 17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마존닷컴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쇼핑몰이 미국의 유통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를 분석했다.간단한 수치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의하면 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데 온라인 쇼핑몰은 0.9명이 필요한 반면에 오프라인 쇼핑몰은 3.5명이 필요하다. 비용 면에서 게임이 될 수 없음을 말해준다.
올 한 해 동안 미국 전역에서 1000개의 소매점들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해만 하더라도 10만개의 일자리가 날아가 버렸다고 전한다. 1886년에 창업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시어즈 백화점을 비롯해서 이름만 대면 알 정도의 10개 대형업체들이 부도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변화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세상은 기술의 지수적 성장이란 표현으로 담을 수 있을 만큼 기술의 격변기에 접어들었다. 관료나 정치가가 이런 변화가 가져오는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 가능성은 아주 낮다. 문제를 다루기에 너무 복잡해졌을 뿐만 아니라 변화의 실제 모습 자체를 예측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 3개년 계획이나 5개년 계획 같은 것을 세워서 대처하는 일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사회가 돼 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나라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손을 놓고 있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개입해야 할 것과 개입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어떤 산업이나 어떤 기술을 육성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정부는 가능한 한 경제주체들이 알아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성역화된 규제들에 대해 용기 있는 개혁 작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할 수 있는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계획을 세워서 자기 책임 하에 적절한 리스크를 안고 뭔가를 추구할 수 있도록 정책의 물꼬를 잡아야 한다. 정부가 이것도 해 줄 수도 있고, 저것도 해 줄 수 있다는 신념은 아무리 선의에서 나온 것이라도 엄청난 자원의 낭비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주도적으로 삶을 끌어가야 하는 의욕이나 기백을 상실한 경제주체들이 날로 늘어나는 현상을 낳을 것으로 본다. 이것은 또 다른 재정에 부담을 주고, 그 부담이 다시 증세로 연결되면서 생산주체들의 경제활동을 감퇴시키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다.

시대 변화의 본질을 정확히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공적 영역을 확장해 가면서 이 그룹도 도와야 하고 저 그룹도 도와야 하는 것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선택이다. 살면서 누누이 깨우치는 진실은 나라든 개인이든 회사든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행동하면 큰 코를 다치고 만다는 사실이다. 더 과감하게 관의 개입을 줄이고 풀어주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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