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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왜 연준은 금리를 인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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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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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최근 미국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특이한 현상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실업률이 4.3%까지 하락했으나, 물가 상승률(PCE Deflator 기준)은 1.4%에 그치고 있다. 노동시장의 여건이 타이트해지면 임금이 올라가게 되고, 임금 상승이 다시 인플레를 유발하는 과거의 경제 현상이 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 금리를 1.0~1.25%로 인상했다. 더불어 연내 보유자산 규모를 축소할 계획임을 밝혔다.
물가가 연준이 목표로 하는 수준(2%)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왜 연준은 금리를 인상했을까? 이 의문을 푸는데 최근 연준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쓴 보고서(Nonlinearities in the Phillips Curve for the United States: Evidence Using Metropolitan Data)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제목에서도 잘 드러나듯,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의 관계, 즉 필립스 곡선의 형태가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실업률 수준이 역사적인 평균(자연 실업률)을 많이 웃돌 때에는 물가 하락 압력이 완만하게 낮아지지만, 대신 실업률 수준이 자연 실업률 수준을 크게 밑돌 때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급격하게 가팔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현재 미국 실업률 수준(4.3%)은 자연 실업률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기에 인플레 압력이 갑자기 강화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주된 내용이다.

실제로 실업률이 자연 실업률(10년 평균 실업률로 측정)보다 현저히 높았던 2009년에서 2011년까지를 살펴보면,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의 기울기는 매우 완만하다. 그러나 실업률이 장기 실업률을 하회한 2015년 이후를 보면,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의 기울기가 이전보다 가파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논리대로라면, 실업률이 자연 실업률 수준을 하회함에 따라 점점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노동 수요의 증가 속도에 비해 노동 공급이 부족한 직군. 즉, 노동시장이 타이트한 직업군을 중심으로 임금과 실업률의 역(-)의 상관관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옐런 연준 의장도 "역사적으로 노동 시장의 개선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물론 이 주장에는 몇 가지 결함이 존재한다. 2015년 이후 실업률이 자연 실업률 수준을 하회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급격히 높아지는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임금 상승률(전년 대비 2.5%)도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급박한 인플레이션 상승이 당장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 또한 현실이다.

물론 보고서의 주장은 아직 '검증'의 절차를 마무리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왜냐하면 2015년 이후의 인플레 수준 상승은 국제유가의 급락세가 진정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발표될 임금 및 인플레 지표의 방향은 연준 내부의 논쟁 구도를 바꿀 중요한 키(Key)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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