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참패 충격에 주요 간부 일괄 사의 표명
정국 돌파 다급한 아베, 자민당 인사와 개각 조기에 진행할 듯
선거주간에 이뤄진 여론조사서 지지율 36% 머물며 최저치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일본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정당이 압승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자민당은 참패의 충격에 빠졌다.
이번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은 불과 23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기존 57석의 절반도 지켜내지 못할만큼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자민당은 1965년과 2009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기록한 최소 의석수 38석과도 차이가 큰 역대 최저 의석을 갖게 됐다.
반면 고이케의 도민퍼스트회는 49석을 확보해 도쿄도의회 제1당에 올랐다. 도민퍼스트회와 손잡고 연합전선을 펼친 공명당은 23석, 도쿄생활자네트워크는 1석을 얻었고 도민퍼스트회가 추천한 무소속 후보도 6명 당선됐다.
아베 총리와 고이케 지사의 대리전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그 결과가 어느 때보다 주목받던 상황이었다. 사학스캔들과 개헌, 테러대책법안(일명 공모죄법) 강행 처리 등으로 여론 지지율이 급락한 아베 총리가 재반등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선거였다. 하지만 고이케 지사의 돌풍이 현실화하면서 아베 총리가 등 돌린 여론을 추스리는데 실패했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선거 결과가 윤곽을 드러낸 전날 밤 아베 총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과 식사를 한 뒤 귀가하던 중 이번 선거에 대한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차를 타고 이동했다.
아사히신문이 선거 주간인 지난 주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38%를 기록, 2015년 12월 이후 1년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언론은 참패한 자민당이 정국 타개와 쇄신을 위해 조기 인사를 단행하고 개각 역시 빠르면 이달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선거 전체 입후보자는 259명으로 경쟁률은 2대 1이었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5석, 공산당은 19석을 차지했다. 최종 투표율은 51.27%를 기록해 2013년 선거(43.5%)보다 7.77% 포인트 올라 유권자들의 큰 관심을 반영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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