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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 詩]시인과 죄수/송경동

최종수정 2017.05.10 09:21 기사입력 2017.05.10 09:21

 
 천상병시문학상을 받는 날
 오전엔 또 벌 받을 일 있어
 서울중앙법원 재판정에 서 있었다

 한편에서는 정의인 게
 한편에서는 불법, 다행히
 벌금 삼백만 원에 상금 오백만 원
 정의가 일부 승소했다

 신동엽문학상 받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날 오후엔
 드디어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는
 벅찬 소식을 전해 들었다

 상 받는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닌 듯 종일 부끄러운데
 벌 받는 자리는 혼자여도
 한없이 뿌듯하고 떳떳해지니

 (후략)
 


■그랬으면 좋겠다. 저기 아이들이 죽어 갔다고, 그러니 제발 세월호를 인양하라고, 저기 농민이 죽어 가고 있다고,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죽어 가다 끝끝내 죽고 말았다고, 저기 노동자가 살기 위해 하늘 끝 크레인에 올라갔다고, 거기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그런 시를 썼다고 그런 말을 했다고 시인을 아니 국민을 체포하고 구속하고 벌주고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겨우 그런 일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행복할 것이고 새로운 꿈을 꿀 것이니 부디 국민과 더불어 "한없이 뿌듯"해지고 "떳떳해"지시길, 당신, 오늘부터 당장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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