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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시장을 지배하는 강한 중소기업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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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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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대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가 한창이다. 과거와 다른 면이 있다. 과거 선거는 다양한 중소기업 민원을 다뤘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다르다. 이번에 중소기업의 목소리는 장관급 '중소기업부' 신설 하나로 모아졌다. 이에 모든 후보가 '중소기업부' 신설을 약속했다. 중소기업의 기대가 남다르다.
강물은 바다로 흐른다. 바다는 도도하다. 바다는 평안해 보이지만 휘몰아치는 격랑으로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바다가 바로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은 더 그러하다. 많은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엿본다. 성공한 기업은 많지 않다. 수많은 기업이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성공한 기업은 바다를 지배한다.

우리 중소기업은 바다로 가야 하는 물고기다. 그러나 바다로 가기를 거부하고 강에 살고 있다. 그것도 크게 휘둘러진 그물에서 논다. 마치 바다로 가야 할 연어가 강가의 그물에서 노니는 것과 같다. 바다로 가지 못하는 물고기는 잔잔한 강물에서 피둥피둥 살만 오른다. 처진 그물은 적으로부터 공격도 막아준다. 때론 처진 그물이 바다로 가야 하는 강물의 흐름마저 막는다. 바다는 다르다. 드센 파도와 같은 치열한 경쟁이 있다. 그리고 강한 물고기가 바다를 지배한다. 그렇지 못한 물고기는 죽지 않고 강물에서만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강물이 바다로 가듯, 중소기업도 글로벌 시장으로 가야 한다. 걱정이 앞선다. '중소기업부'가 탄생하면, 지원도 많아질 것이다. 각종 금융지원, 세제혜택 등등. 지원이 많으면 처진 그물은 더 두꺼워진다. 살 오른 물고기는 그물 안 포식자가 된다.
구글은 작은 물고기였다. 격랑을 헤치고 지금은 바다를 지배하는 물고기가 됐다. 이런 결과는 그들의 피나는 노력이었지, 정부의 지원이 아니었다. 성장은 기업의 몫이다. 정부의 정책과 지원은 성장의 밑거름일 뿐이다. 10년 전 대통령은 전봇대를 뽑았다. 5년 전 대통령은 손톱 밑 가시까지 뽑았다. 마침내 '중소기업부' 탄생이 눈앞에 있다. 그렇다고 우리 중소기업이 강한 물고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지금도 중소기업에 1284개 지원 사업에 16조 4670억 원을 쓰고 있다. '중소기업부'가 등장하면 사업과 예산이 늘어날 것이다. 지금 한국경제는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처럼 대기업에 의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이제 중소기업이 성장의 중심에 서야 한다.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대기업 납품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완성되는 그림이다.

이를 위해 다음 대통령은 중소기업 정책을 선택과 보편으로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으로 갈 수 있는 중소기업에 선택적 지원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그물을 넓히는 방식은 안 된다. 정책은 물고기가 강물을 벗어나 바다로 갈 수 있는 매개가 돼야 한다. 바닷속 깊은 곳까지 손잡고 갈 수 없지 않은가? 예를 들어, 가업승계 상속세 한도는 고용창출과 수출을 조건으로 확대해줘야 한다. 이것이 성장을 견인하는 강한 물고기를 만드는 방법이다.

보편적 지원은 소상공인의 적극적인 보호가 핵심이다. 대기업의 무리한 사업 영역 확대를 억제하는 것이 가장 급하다. 그래야 작은 물고기가 힘차게 헤엄치는 건강한 강물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게 '선제적 복지'다. 거기서 바다로 나가는 강한 물고기가 나온다.

물고기는 도도한 바다로 나가야 한다. 바다는 드넓다. 그러나 바다는 고요하지만, 예상치 못한 폭풍이 있다. 그렇다고 도도한 바다까지 그물을 칠 수는 없다. 이제 우리 중소기업도 그런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오동윤 동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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