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한국 재계서열 5위 롯데그룹의 총수가 중국에 사랑을 고백한 것.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재계총수의 뜬금없는 구애(求愛)는 절박한 그의 심정을 대변한다.
롯데그룹은 한반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현지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현지 영업중인 롯데마트 매장 중 90% 가량이 문을 닫았다. 이에 롯데쇼핑은 지난 25일 중국 사업 정상화를 위해 총 3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다른 사업체들에도 환경조사와 소방조사가 진행됐다. 중국 내에서 일고 있는 롯데 불매운동과 부정적 여론도 문제다.
신 회장은 중국의 '오해'를 강조하며 성주 골프장 부지 제공이 불가피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만약 정부가 우리 같은 민간 기업에게 정책을 위해 땅을 포기하라고 한다면, (어느 기업도) 정부를 거부할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룹은 초비상이지만 신 회장이 중국으로 가서 직접 해결할 수도 없다. 신 회장은 인터뷰에서 "지난 1월 중국에 방문했다면 긴장상태를 완화시켰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출국금지된 상태다. 사드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1월 신 회장이 중국 방문 계획을 세웠지만 취소됐다.
"우리(롯데)는 절대적으로 중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기를 바랍니다."(We definitely want to continue our business in China.) 그의 구애는 통할까.
이초희 유통부장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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