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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우리에 필요한 대통령은 리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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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대통령은 리더(Leader)형인가, 아니면 매니저(Manager)형인가.

박성호 경제부장

박성호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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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대선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는 정치권과 더불어 경제주체로서 국민도 진중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대선 주자 중에는 리더가 돼 경제개혁을 주도하겠다는 이들이 있다. 야-야 대결이라고 하니 대표적으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꼽을 만하다.
그의 경제 관련 공약은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50만 개 창출, 신성장산업 육성으로 일자리 동력 확보, 중소기업 노동자 임금을 대기업 80% 수준까지 높이는 공정임금제 도입, 재벌개혁 등이다.

재원마련이나 기업들의 경영환경 고려, 임금상승에 따른 경제파급 효과 분석과 대응 등을 논하는 건 접어두기로 하자. 이미 지난 수십 년간 경제개혁 과제로 나온 공약들은 과하게 표현하자면 '홍길동이 타고 다니던 뜬구름'과 같았다.

일반 월급쟁이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연차휴가 다 쓰게 해서 3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말을 쉽게 못 할 게다. 되면 좋은 데 안 돼도 강하게 질타하지 못한다. 국민은 어차피 선거철 이런 공약으로 잠시 프로포폴(우유 주사)을 맞는 셈이려니 친다.
경제개혁은 고려해야 할 반경이 드넓다. 한국이 대통령 중임제이든 이원집정부제이든 어차피 내부 문제다. 공영방송사의 지배구조 변화도 우리끼리 결론 내면 그만이다.

경제는 다르다. 예를 들어 4차 산업에 주는 정부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도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경제기구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재벌개혁은 지배구조와 맞물려 있다. 지배구조에는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다. 세계 석학들이 가족경영에 대해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칙과 규율을 지키고 기만과 탐욕을 최소화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지 재벌총수 일가에게서 경영권 빼앗는 것을 지고지순(至高至純)한 목표로 삼아서는 안된다.

문 전 대표는 이런 면에서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리더를 꿈꾸는 듯하다. 영ㆍ호남을 아우르는 대통령이 된 그가 '나를 따르라'고 외치면 5000만 국민이 일사불란한 대형을 갖춰 탈환해야 할 고지(高地)를 향해 뛰는 장엄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식상하고 고릿적 프레임이다.

그런 면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언급은 신선하다. 그는 "'경제에 간판 다는 장사' 안 하겠다"고 했다.

이전 정부 정책 중 좋은 내용이 있으면 계승하고 재벌도 당장 개혁하겠다고 야단법석을 떠는 게 아니라 공정한 시장질서라는 큰 틀에서 이 문제를 다루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최소한 경제와 관련해 그는 리더보다 '매니저'가 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셈이다.

그를 지난달 초 만났을 때 개인적으로 '잡음을 최소화하는 선거전략이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안 지사의 대답은 간결했다. "제가 말싸움을 싫어합니다.

그러다보니 주변 참모들도 그런 성향이 갖춘 이들이 많습디다. 답답하지만 허허~" 그는 당시 갈등, 투쟁보다 사랑과 화합을 강조했고 그 목소리는 변치 않고 있다.

탄핵정국으로 대한민국에는 단순히 생채기가 난 게 아니다. 잘 치료해도 회복에 수개월이 걸릴 수밖에 없는 심한 골절상을 입었다.

지휘관만 바라보며 고지를 향해 뛰기는 버겁다. 더욱이 고지를 향해 달려야 할 시기도 지났다. 지금 차지한 경제영토를 지키고 수목을 울창하게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벚꽃 대선이 되더라도 몇 개월은 남았다. 이번 대선에는 정책 지향적 투표가 아니라 가치 지향적 투표가 필요하다. 그래야 향후 길게는 5년, 짧게는 3년 정도 대한민국이 평안할 수 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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