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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1년 후에 죽는다면 뭘 하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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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따라 열심히 스펙 쌓고 있는데 문득 제가 뭘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사는 게 맞나요?”

강연을 갔다가 한 여대생에게 받은 질문입니다. 저도 묻고 싶습니다. 무엇을 위해서 스펙을 쌓나요? 학부모 강연에 가면 아이가 공부는 안하고 댄서, 게이머, 타투이스트 등을 꿈꾸며 엉뚱한 짓만 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하십니다. 그게 어떠냐고 되물으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다니지 않으면 ‘사람’대접을 못 받는다고 하네요.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남들에게 뒤쳐질까 두려워 우리 아이들을 ‘사람’이 아닌 공부기계, 스펙기계 ‘괴물’로 만들려는 걸까요?
초중고 12년 동안 대학 준비하고, 대학 내내 취업 준비하고, 취업해서 결혼 준비하고, 결혼해서 애 낳으면 애들 대학 준비시키려고 더 열심히 일해서 사교육시키고, 애가 대학가면 애 취업준비시키고 애 취업하면 애 결혼 준비하고… 그렇게 평생 ‘준비’만 하면서 한평생이 갑니다. 물론 여기에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우리 스스로도 자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걸까?”
우리는 너무 열심히 삽니다. 그런데 문제는 방향성입니다. 당신이 그렇게 열심히 달리는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나요?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지금 이 길은 당신이 스스로 선택한 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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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간 사람들은 중간에 조금 헤매기도 하고 아니다 싶으면 돌아와서 다른 길을 가더라도 자기 길을 찾아갑니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어느 길을 가야 할지 헷갈려 그냥 멈춰 있거나 남들에게 등 떠밀려 일단 사람이 많은 길로 갑니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낯선 곳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이런 질문을 하게 되죠.


“내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 거지?”

그리고 남들을 원망하죠. 아무 선택을 하지 않은 것도 자신의 선택이요. 남들 말대로 한 것도 자신의 선택인데 말이에요.

그럼 내가 진짜 원하는 걸 알려면, 인생의 갈림길에서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요? 저는 예전에 이렇게 자문하곤 했습니다.

“내가 만약 1년 후에 죽는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답은 명확해집니다. 죽음에 대해 처음 생각하게 된 11년전, 저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걸 다 써봤습니다. 그렇게 73개의 목록을 썼고 11년 동안 70개의 꿈을 이뤘습니다. 80여개국을 여행했고 6개국어를 구사하게 되었으며, 킬리만자로와 에베레스트를 올랐고, 발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고 브라질 리우카니발에 참여하고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아르헨티나에 가서 탱고를 배웠습니다. 5권의 책, 3곡의 노래, 1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축제를 열고 수만명 앞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제가 특출나서가 아닙니다. 11년전 그 사건이 아니었다면 저도 아직까지 부모님의 빚과 나의 노후를 걱정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겠지요. 하지만 생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제게 주어진 시간과 지구라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을 뿐입니다. 이제 꿈은 83개로 늘어났지만 남은 꿈은 다 남들을 위한 것입니다. 이미 제 개인적인 꿈들을 상당수 이루기도 했고 25개월간 47개국에서 500명의 삶을 깊이 있게 취재하다 인생의 새로운 판단기준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나는 죽고 나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우리는 죽음 앞에서 가장 진실해질 수 있습니다. 죽음에 임박한 순간을 상상해보세요. 당신의 시험성적, 스펙, 대학이나 직장 타이틀 따위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보다는 당신이 행복했던 순간, 사랑했던 사람들, 아직 못다 이룬 꿈이 떠오를 겁니다. 당신이 죽고 난 10년 후를 생각해보세요. 당신이 세상을 바꿀 정도의 위대한 업적을 이루지 않는 이상 (지난 칼럼에 이어 다시 강조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일 뿐입니다. 그러니 사랑하세요, 그리고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그것 외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생은 막연한 먼 훗날의 성공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순간’의 합입니다. 만약 당신이 2017년 12월 31일에 죽는다면 올 한해를 어떻게 살겠습니까? 떠오르는 대로 써 보세요. 그리고 한번 그렇게 살아 보세요. 당신의 인생은 지금부터 달라질 겁니다.

김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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