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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OECD 가입 20년, 우리는 선진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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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8일에는 프랑스 파리 OECD 본부에서 이를 기념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1996년 10월11일 OECD의 29번째 회원국으로 가입이 결정된 이후 우리 경제규모는 몰라볼 정도로 커졌다. 우리나라는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하는 나라로, 개발도상국에 각종 정책권고를 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를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부르기에는 부끄러운 면들이 적지 않다. 성장엔진은 꺼지고 있고 사회양극화에 따른 계층갈등과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심각하다. OECD 회원국과 비교해 삶의 질 또한 매우 낮아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OECD 가입은 한국의 경제ㆍ사회 선진화ㆍ구조개혁에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20년 전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절대적인 '덩치'가 커졌다.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조4000억달러로 1996년 5574억달러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출도 1297억달러에서 지난해 5200억달러로 4배 가까이 불어났다. OECD 가입 1년여 만에 외환위기를 당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도 했지만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국제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서 대외위상도 높아졌다. 2010년에는 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신했다. 정부는 OECD 가입 20주년 세미나에서 "OECD에 가입함으로써 국제사회 주요 행위자이며 이해 관계자로 부상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IMF가 엊그제 한국경제에 대해 "현재 소득수준이 아직 OECD 선도국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잠재성장은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듯이 자화자찬하기는 이르다. 1인당 국민소득은 20년이 지났어도 3만달러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1996년 7.6%이던 성장률은 지난해 2.6%로 뚝 떨어지는 등 성장엔진은 식었다. 지도층의 부도덕과 부패는 여전하다. 선진국 진입에서 오히려 멀어지는 형국이다.

삶의 질은 또 어떤가. 자살률과 자살증가율에서는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라는 불명예를 벗지 못하고 있고 근로시간은 세 번째로 길다. 세월호 참사와 '옥시'사태도 있었다.
우리나라가 OECD 선도국에 올라서려면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활력을 회복하는 일이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 못지않게 더불어 살아가는 열린 사회, 삶의 질이 높은 사회를 만드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경주될 때 진정한 선진국이 된다는 것이 OECD 가입 20주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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