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지난 14일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참석을 위해 경기도를 방문한 북측 대표단이 3박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17일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지방정부 방문이자 11년 만에 이뤄진 산업시설 참관으로 기록될 북측 대표단의 이번 경기도 방문 성과와 의미를 짚어봤다.
◆남북 교류협력사업 '물꼬'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도 "지극히 옳은 말씀"이라며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고 동의했다.
이에 따라 도는 상호 공감대를 바탕으로 북측과의 교류협력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도는 먼저 농업, 산림, 보건의료, 체육, 관광 등 유엔 제재를 피해 협력이 가능한 분야의 사업부터 본격 진행하기로 했다.
도는 특히 ▲옥류관 유치 ▲농림복합형 농장(스마트팜) 시범 공동 운영 ▲문화ㆍ스포츠교류 활성화 ▲축산업, 양묘사업 등 공동 추진 ▲임진강 유역 남북 공동관리 ▲남북 전통음식 교류대전 개최 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남북 기술협력 신호탄
이번 북측 대표단은 산업시설도 참관했다. 2007년 북측 대표단의 기아자동차 공장 방문 이후 11년만이다.
북측 대표단은 이번 방문 중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와 화성 경기도농업기술원을 찾았다.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실장은 지난 15일 판교테크노밸리 현황을 들은 뒤 "(평안남도) 평성시가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며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사업에 대한 협력이나 협조를 어떤 방식으로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다"고 화두를 던졌다.
이에 이 지사는 "분당, 판교와 같은 신도시 건설방식을 중국이 벤치마킹해 심양과 같은 도시를 조성하기도 했다"며 "신도시를 건설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만큼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북측 대표단은 판교테크노밸리에서 관람한 3D프린터와 앱 블루투스 방식의 사진출력기, 농업기술원 국화ㆍ장미 연구단지, 물고기 배설물로 채소를 키우는 아쿠아포닉스 산업화 모델, 태양광 지열 병용 식물공장, 농기계 실습장 등에 관심을 보였다.
◆이재명 경기지사 방북 초읽기
북측 대표단이 이재명 지사의 방북 초청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중 최초로 북측을 방문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북측 대표단은 지난 15일 이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실장은 '옥류관 냉면을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는 이 지사의 말을 듣고 "(리종혁) 선생님께서 기회를 한번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고, 이에 리 아태위 부위원장은 "옥류관 분점이 경기도에 개관하기 전에 한번 (북측에) 왔다 갔으면 좋겠다"고 초청 의사를 밝혔다.
그간 남북교류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진행돼 왔을 뿐 지방정부와의 교류는 전무했다. 이 지사의 방북이 이뤄질 경우 지자체와 북측 간 본격적인 교류협력의 서막을 여는 상징적 의미를 담게 된다. 이 지사의 방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 지사는 "(북한을 갈)준비가 돼 있다"며 "이왕이면 좀 더 구체적으로 할 일을 준비해서 가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여기 유명한데 한국인은 왜 모르죠?"…일본·중국...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