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최근 진행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2지구 재건축 시공사선정 입찰에는 중견건설사 중흥건설이 참여했다. 이곳은 신축규모가 300가구가 채 안돼 사업규모가 크진 않지만 강남권 유일의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장으로 입찰 전부터 건설사의 관심이 높았다.
업계에서는 대림산업ㆍ롯데건설 등 함께 입찰에 참여한 대형건설사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그러나 중흥건설이 올 한해 정비사업부문에서 적극적인 수주를 예고한 터라 서울 강남권 입성여부에도 관심이 몰린다. 호남 등 지역 아파트분양시장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한 중흥건설은 2015년 정비사업을 처음 수주한 이후 최근 2년여간 전국 각지에서 2조원 가까이 사업을 수주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서울에서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재건축ㆍ재개발사업장은 20여곳이 달한다. 건축심의를 받아 올 한해 시공사 선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곳만 40여곳에 달하는데 사업추진속도에 따라 이중 절반 이상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강남권에서 눈길을 끄는 곳은 강남구 대치동 쌍용아파트 1차ㆍ2차단지다. 630가구 규모의 쌍용1차는 지난해 1월, 364가구 규모의 쌍용2차는 앞서 2015년 7월 조합이 설립돼 인허가절차를 진행중이다. 쌍용2차의 경우 지난해 말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조건부 의견을 받는 등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인근 우성1차, 은마아파트, 미도1ㆍ2차 등 여타 재건축단지의 시공사 선정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대형 건설사의 관심이 높다.
올 한해 주택시장 침체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나 서울 내 정비사업 시장은 활발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신규 택지공급이 끊겨 이미 수년 전부터 재건축ㆍ재개발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 데다 초과이익 환수조치를 피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는 사업장이 많기 때문이다. 수요층이 두터워 일반분양 리스크가 적고 브랜드 광고효과가 커 건설사 입장에서도 정비사업 수주에 공을 들이는 배경이다.
올해 서울지역 정비사업장 시공권 경쟁이 치열해진 데는 건축심의 이후에야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는 규정 영향이기도 하다. 정부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해 조합설립 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지만 서울시는 이후 단계인 건축심의 후에 가능하도록 해당 조례를 지난 9월 확정했다. 앞서 일찌감치 시공사를 정할 것으로 예상돼왔으나 관련 규정이 늦게 정해지면서 올해 선정에 나서는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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