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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의 눈물②]한 집 걸러 편의점…점주들 "인건비 떼면 최저임금도 안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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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알바비 챙겨주고 나면 시급 6470원도 안돼"
"일매출 20만원 처음 밑돌아…경쟁점 또 생겨 생계 위협"

한 남성이 편의점에서 식품을 고르고 있다.(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한 남성이 편의점에서 식품을 고르고 있다.(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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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서울 은평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백모씨는 전날 매출을 보다가 한숨이 나왔다. 재작년부터 매출이 서서히 줄더니 올해 들어서는 추운 날씨 탓인지 일매출이 100만원을 밑돌기 시작했다. 길 건너편 골목 안쪽에 경쟁사 편의점이 들어선 영향도 컸다. 월세와 주중 아르바이트생, 주말 아르바이트생의 임금을 떼고 계산해보니 작년부터 8시간씩 야간 근무를 하고 있는 백씨 손에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돈만 남았다.

경기도의 한 빌딩 내에서 편의점을 하는 오모씨는 최근 처음으로 일매출 20만원을 경험했다. 10평 정도 되는 소형 매장이라 일반 편의점 대비 매출이 큰 편은 아니지만 월세가 적어 그동안 먹고 살 만했지만 최근 근처에 3배나 큰 경쟁 편의점이 생기면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200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던 또 다른 경쟁 편의점은 다음주 문을 닫는다. 경쟁점이 하나라도 사라지면 매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남일 같지 않아 마음이 불편하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편의점 시장에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점포 3만개 시대를 지나며 경쟁 심화로 이익이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편의점 시장의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은 16.6%에 달했다. 특히 2015년은 전년 대비 29.24%, 작년에는 3분기까지 19.71% 몸집을 불렸다. 금액을 기준으로는 2011년 9조2030억원 수준이던 시장 규모가 2015년 16조5210억원으로 뛰었고, 작년 3분기 기준 누적 규모는 14조495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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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업은 1인 가구 증가라는 인구학적 요인과 사회구조 변화 트렌드에 힘입어 계속적인 성장을 거둘 것으로 여겨진다. 20180년 38만호였던 1인가구는 2015년 520만호로 14배 증가했고, 2015년 기준 전체 가구 수 대비 1인 가구 비중은 37.41%다. 올해 역시 전년 대비 10% 규모를 키우며 업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두 자릿 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수는 3만2000여개. 올해 역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이저(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들은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점포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 전체의 급격한 성장, 편의점 수 증가는 기존 편의점 매출·이익의 역성장을 의미한다. 백씨와 같이 최저임금(시급 6470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의 이익을 남기고 힘겹게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이 점차 늘어나게 될 것이란 뜻이다.
오모씨는 "이번달에는 날씨가 너무 추워 매출이 급감했고, 거의 이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크다"면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족경영 외에는 답이 없는데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백씨 역시 "한 겨울은 평소 장사가 잘 되는 편의점들도 적자를 보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유독 버티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동네에 편의점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앞으로 점점 장사하기 어려워지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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