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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 축구경기 환상 짝꿍 치맥, 통풍 부르는 환장할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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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통풍 환자 5년만에 35% 급증…환자 90% 엄지발가락에서 통증 시작

[건강을 읽다] 축구경기 환상 짝꿍 치맥, 통풍 부르는 환장할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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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30대 직장인 김대환씨가 극심한 통증을 느낀 것은 며칠 전 밤이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고 있었다. 물론 '치맥(치킨+맥주)'이 빠지지 않았다. 경기를 끝까지 즐기고 늦은 밤 잠에 든 김씨는 새벽 엄지 발가락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잠에서 깼다. 엄지 발가락을 중심으로 뜨거워지고 붉게 변하면서 극심한 고통이 이어지자 결국 응급실을 찾았다. 원인은 '급성 통풍성 관절염'.

바람에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는 '통풍(痛風)'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서구사회에서 통풍은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고령화, 식이습관의 변화, 대사성 질환의 증가 등으로 인해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 통풍은 60세 이상 고령 남성에게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30대 젊은 층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20~30대 통풍 환자 급증…30대 여성들도 통풍 경고등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해 39만5154명으로 5년 전인 2013년 29만2113명에 비해 35%나 증가했다. 10년 전인 2008년(18만4674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환자의 대부분은 남성으로 92%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통풍환자는 남성이 36만3528명, 여성이 3만1626명으로 남성이 10배 이상 많았다. 20~30대 남성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했으며 30대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약 22배 높았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홍연식 교수는 "회식을 피하기 어렵고 운동할 시간이 적은 30대 남성들에게서 최근 통풍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남성이 여성에 비해 환자 수가 많은 이유는 여성호르몬이 요산수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폐경기 전의 여성에서는 잘 생기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이로 인해 발생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등 조직에 침착되는 질병이다. 요산은 소변으로 나오는 산성물질이라는 뜻으로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 있는 퓨린(Purine)이라는 아미노산이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된 후 소변을 통해 찌꺼기 형태로 나오는 물질이다. 이 요산 찌꺼기가 신장에서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몸 속에 쌓이게 되면 요산결정이 만들어져 혈액 내에 있다가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쌓이게 된다.

우리 몸의 면역계는 이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공격하고 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면서 통풍이 발생한다. 통풍 환자의 약 90%는 엄지발가락에서 증상이 시작되는데, 이 부위에 요산이 가장 많이 쌓이기 때문이다. 엄지발가락 외에도 발등, 발목, 무릎, 손목, 손가락, 팔꿈치, 어깨 등 모든 관절에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치료를 하지 않고 지낼수록 급성 발작 증상의 횟수가 증가하며, 부위도 발에서 상체로 점점 진행된다. 나이가 들면서 신장이나 장 기능이 약화되면 요산배설이 감소하면서 통풍의 위험이 높아진다.

◆"통풍=황제병?" 고칼로리ㆍ육식 위주 서구화된 식습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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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은 잘 먹어서 생긴 병이라고 알려져 '황제병'이라고도 불릴 만큼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잦은 음주, 고칼로리 위주의 기름진 음식 섭취는 통풍 발생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통풍의 원인이 되는 요산의 농도가 체질량지수(BMI)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요산은 음식에 포함된 퓨린이라는 핵산을 원료로 생기는데 통풍 환자는 퓨린이 적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콩, 아스파라거스 등 모든 채소류가 그렇다. 우유나 커피, 차도 괜찮다. 물을 하루 10잔 이상 충분히 마시면 요산과 결석 배출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퓨린이 많은 음식으로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곱창ㆍ간 등 동물의 내장, 농축된 육수 등푸른 생선류, 새우 등이 있다.

통풍 환자는 술을 마시지 않는 편이 낫다. 술은 혈중 요산의 합성을 증가시키고 소변으로의 배설도 억제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맥주, 소주, 위스키, 막걸리는 통풍 증상을 악화시키니 유의한다. 여름철 자주 마시는 맥주는 같은 양의 알코올을 함유한 술 중 통풍 발작의 가장 큰 원인이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하는 상황이라면 약한 술로 적은 양을 마시고 수분 섭취를 늘린다. 국민간식인 치킨과 맥주 조합 역시 좋지 않다. 치킨과 맥주에는 체내에서 요산으로 바뀌는 퓨린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과당을 첨가한 탄산음료와 주스 또한 통풍 발생률을 높인다.

◆통풍성 관절염 방치시 관절 변형 초래…육류 줄이고 적정 체중 유지해야

통풍의 증상은 무증상 고요산혈증, 급성 통풍, 간헐적 통풍, 만성 통풍의 4단계로 나뉜다. 특별한 증상이 없이 요산이 높아지는 것을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라고 하고 이런 환자의 5~10%에서만 통풍이 발생한다. 급성 통풍은 갑자기 발생하는 만큼 해당 관절 부위가 뜨거워지고 부어오르며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일반적으로 수면을 취하는 밤에 발생하며, 이런 증상은 몇 시간 혹은 몇 주간 지속된다. 간헐적 통풍은 급성 통풍 이후 2차 발작이 일어나기 전까지 증상이 없는 것으로, 이 단계에 치료받지 않으면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다시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통풍 치료는 3단계로 나뉜다. 급성 발작시기에는 염증이 심하기 때문에 염증을 감소시키는 약물로 치료를 한다. 만성이 되면 요산이 우리 몸의 여러 장기에 쌓이면서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요산을 낮추는 치료를 하게 된다. 이렇게 급성과 만성 중간에 증상이 없는 시기를 간헐기라고 하는데, 이때는 콜키신(Colchicine)이라는 약물을 투여하면서 통풍 발작을 예방하는 치료를 할 수 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정식 교수는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퓨린이 다량 함유된 육류 섭취를 줄이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복부 비만 등의 성인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통풍 환자들은 이런 질환에 대해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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