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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진상 규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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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 故 김광렬씨가 수집한 강제동원 기록물 2000여 권 공개

가이지마(貝島) 오노우라(大之浦)탄광 근로자 명부

가이지마(貝島) 오노우라(大之浦)탄광 근로자 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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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조선인 강제동원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될 희귀기록물이 대거 공개된다. 징용된 조선인 명부를 비롯해 조선인 노동자 모집 및 이동 과정이 기재된 서류들이다. 국가기록원은 재일동포 고(故) 김광렬씨가 수집한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을 공개한다고 21일 전했다. 기록물의 중요성을 고려해 올해까지 목록을 구축하는 등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김씨는 2008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유공자 김점학 선생의 아들이다. 1943년 일본으로 건너가 후쿠오카에서 생활하면서 40여 년 동안 조선인 강제동원 지역인 치쿠호(築豊) 지역을 중심으로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을 수집했다.
다가와국민근로동원서가 가와사키 광업소로 보낸 공문서

다가와국민근로동원서가 가와사키 광업소로 보낸 공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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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되는 기록물은 강제동원과 관련한 문서, 사진, 도면 등 2000여 권이다. 조선인 강제동원 명부들도 포함됐다. 특히 '아소(麻生)산업 건강보험대장'에는 탄광과 시멘트공장에서 일한 조선인들의 성명과 생년월일, 보험기호, 보험 취득·상실일 등이 적혀 있다. '가이지마(貝島) 오노우라(大之浦) 탄광 근로자 명부'에도 피징용자들의 이름과 생년월일, 원적 등이 들어있어 진상 규명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가기록원은 "김광렬씨가 1976년에 관련 탄광 노무계 직원을 수차례 만나 자료를 수집한 경위가 자세히 기록돼 있어 기록학 분야에서도 가치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김씨가 규슈 지역의 약 마흔 곳에서 조사한 과거장(過去帳) 자료 100여 권도 눈여겨볼 만하다. 과거장은 사찰에서 유골을 접수할 때 사망자 이름과 유골 안치일 등을 적어놓는 명부다. 당시 관련 탄광들은 사망자가 발생하면 화장한 뒤 유골을 인근 사찰에 안치했다. 김씨는 이 자료에 사찰명과 전화번호, 주지 이름, 유골 유무 등을 자세히 기록했다. 조선인으로 추정되는 유골은 붉은색으로 표시했다.
군함도를 둘러보는 김광렬 선생(가운데)

군함도를 둘러보는 김광렬 선생(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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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자료에서는 조선인 노동자의 모집과 이동과정에 대한 피해자 증언을 뒷받침하는 내용도 발견된다. 후쿠오카 다가와 군 가와사키 탄광의 조선인 노동자 동원 관련 자료가 대표적이다. 보도원(안내원)과 인솔자의 성명, 철도·숙박 영수증, 가와사키 광업소 조선인 마흔아홉 명 명부 등이 포함돼 있다. 일본 내무성의 위탁으로 조선인 노동자 동원 업무를 대행한 다가와국민근로동원서가 1944년 조선인 노동자의 원활한 동원을 위해 관련 경비를 늘려달라며 가와사키 광업소로 보낸 공문서 원본도 있다. 김씨가 직접 찍은 하시마(端島·'군함도')와 다카시마(高島) 사진, 아소 무연고자 묘비위치 지도, 요시쿠마 탄광 약도 등도 강제 동원된 조선인의 실태를 파악하는데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제동원진상규명위원회 조사과장을 지낸 정혜경 박사는 "김광렬씨의 자료는 그동안 거의 공개되지 않은 희귀기록물"이라며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의 피해 진상 규명과 피해권리 구제, 관련 연구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귀중한 사료"라고 평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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