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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그녀는 오늘도 머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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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호르몬 변화·스트레스…진료환자 남성의 3~4배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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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머리 아픈 일이 많은 시대입니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얻는 스트레스는 물론 건강 문제 등으로 머리 속은 복잡합니다. 이로 인해 편두통을 앓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편두통 진료환자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3∼4배 이상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편두통을 '여성의 전유물'인 것으로 해석하는 배경입니다. 편두통 여성 환자가 더 많은 이유는 유전적, 나이 등의 요인 외에도 잦은 호르몬 변화와 심한 스트레스가 작용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여성 편두통 환자는 주로 생리 주기와 임신에 관여하는 주요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 호르몬으로 뇌 신경전달물질이 변해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여성은 생리 주기와 임신에 따라 호르몬 수치가 변화합니다. 이때 편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리가 시작되거나 임신 초기 에스트로겐 분비가 떨어지면 증상은 더 심해집니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올라가면 증상이 나아집니다. 폐경이 되면 편두통은 많이 사라지는데 사람에 따라 더 악화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3050 기혼여성 두통 호소=3050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두통 실태 조사를 했더니 절반 이상이 최근 3개월 내 두통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두통으로 인한 일상생활 지장일수는 한 달 평균 3.4일이었습니다. 직장인 응답률이 전업주부보다 더 높았습니다. 문제는 두통을 심각한 병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조사 결과 두통으로 병원을 가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3명 중 1명에 이르렀습니다. 치료해야 할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나 굳이 처방을 받지 않고 감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대한두통학회(회장 김병건, 을지병원 신경과)가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과 30~50대 기혼여성 500명을 대상(직장인 250명, 전업주부 250명)으로 설문한 결과 10명중 6명 정도(61.8%)는 최근 3개월 내 두통으로 인해 업무나 가사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스트레스·월경·체했을 때 두통 나타나=두통의 원인으로는 첫 번째가 스트레스가 꼽혔습니다. 이어 월경, 다음으로 '체했을 때'가 그 배경으로 지목됐습니다. 편두통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10대 질환 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직업 유무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습니다. 두통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은 비율은 수입활동과 가사를 병행하는 직장인의 경우 250명 중 65.6%(164명), 전업주부는 250명 중 58.0%(145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 빈도 역시 직장인(3.6일)이 전업주부(3.2일)보다 약간 높았습니다. 응답자들은 주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두통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두통이 자주 발생했던 상황에 대한 질문(중복응답)을 한 결과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65%(325명)로 월등히 높았습니다. '월경 전 또는 월경(23.6%, 118명)', '체했을 때(23%, 115명)', '특별한 유발요인이 없다(20%, 100명)'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두통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두통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됩니다. 김병건 두통학회장은 "3050 편두통 여성 환자들이 꼽은 가장 흔한 동반 증상은 체하거나 구역질이 나는 등의 위장 장애와 관련된 것"이라며 "이렇다보니 많은 환자들이 위장장애로 오인하면서 편두통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회장은 "가임기 여성들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월경 기간에 편두통을 겪기도 하는데 질환을 제 때에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편두통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고 말한 뒤 "위장 장애, 월경과 함께 나타나는 두통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두통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편두통은 극심한 두통과 눈부심, 구토,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길게는 72시간까지 증상이 지속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잦은 편두통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는다면 두통의 발생 빈도와 통증을 경감해주는 예방치료를 시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편두통 치료 방법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낮았습니다. 편두통 예방치료에 대해서 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5.6%(328명)은 '몰랐다'고 응답했습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1명(14.0%)은 일주일에 1~3회 이상 두통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혀 만성두통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만성두통은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발생했을 경우 진단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조수진 두통학회 부회장(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은 "가벼운 두통이라도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두통이 만성화되는 등 증상이 더욱 심화되는 신호를 놓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두통 치료, 의사에게는 '두통거리'=두통에서도 특히 주의해야 할 증상이 있습니다. 뇌혈관에 선천적으로 기형(뇌동맥류)이 있다가 갑자기 터지면서 뇌에 피가 고이는 거미막하출혈이 그것입니다. 이때는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두통이 나타나는데, 응급실을 빨리 찾아야 합니다. 또 두통이 오전, 오후 할 것 없이 지속되면서 구토가 나면 뇌종양을 의심해야 합니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뇌 속에서 뇌종양이 점점 커져 뇌내 압력이 최대가 된 상황에서야 병원을 찾게 되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김용대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은 두통을 치료하는 의사들에게도 정말 두통거리"라며 "두통만큼 흔한 증세가 없는 데다 미로게임처럼 원인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편두통의 증상과 약물 사용 등을 기록한 두통 일기 등을 사용하면 이차 두통을 시사하는 위험한 징후들에 대해 심각한 문제들은 피할 수 있다"며 "의사는 환자가 말하는 내용을 실마리 삼아 두통의 원인을 찾아가고, 환자는 두통이 있을 땐 언제, 어떻게 아픈지 의사에게 자세히 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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