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글씨로 쓰는 것>, <내가 훔친 기적>
◆흰 글씨로 쓰는 것=시인 김준현을 출판사는 ‘인간 너머의 세계에서 인간성을 사유하는 철학적이고 감각적인 시 세계로 주목받은 신예’라고 소개하였다. 또한 그의 첫 시집에 ‘인간적인 것’을 밀어 내려는 척력이 흐르며, 시인은 인간의 역사에서 가장 뿌리 깊게 고정되어 있던 언어, 종교, 사랑이라는 가치들을 흔들고 의심한다고 설명했다. “인간성에 가 닿기 위해 인간으로부터 가장 먼 곳의 감각을 불러 온다는 점에서 김준현의 시 쓰기는 산책이 아닌 순례에 가깝다”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임지연은 ‘작품해설’에 이렇게 썼다.
“김준현은 검다/희다, 글씨/종이의 대립 쌍으로 비공동체적 ‘둘’의 세계를 구성한다. 그는 마치 건축가처럼, 바둑 기사처럼, 혹은 인공 기계 장치처럼 미학적(인공적) 자기 세계를 만든다. 최근 이러한 감각을 보여 주는 시인을 본 적이 없다. (……) 김준현의 시는 소위 인간적인 것, 휴머니즘적인 가치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인간적 감정, 인간적 감각, 인간적 시선, 인간의 윤리, 인간의 제도에 대한 긍정적 관심이 희박하다. 따라서 인간에 대한 공감을 최대한 배제한다.” (김준현 지음/민음사/9000원)
박상수 시인의 추천사는 다음과 같다. “이것은 분명 ‘우리가 훔친 기적’이지만, 정말로 전철 안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우리가 함께 있는 것 같고, 내가, 그리고 네가, 말없이 의자를 함께 끌어안고 있는 것 같지 않니. 의자는 숨을 쉬듯 빛을 내고. 별처럼 빛을 내고. 나는 의자에게 말을 꺼내. 당신은 버려지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고마워요, 이렇게 잘 살아 주어서. 온 힘을 다해 여기까지 성장하느라 정말 애썼어요. 그리고 마침내 시인이 되었군요!” (강지혜 지음/민음사/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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