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희 수습기자] 춤추는 인간의 형상에서 자유와 평화를 향한 열망이 느껴진다. 추상적 형상으로 표현된 인간들의 모습은 마치 1970,80년대 독재정권에 저항하려 광장에 모인 인간의 모습까지 떠오르게 한다. 역사 속 생동하는 인간의 삶을 춤추는 군상으로 승화시킨 고암 이응노의 '군상' 시리즈다.
'통일무'란 작가가 춤추는 이들을 그린 본인의 인간시리즈를 두고 직접 명명한 표현이다. "통일된 광장에서 환희의 춤을 추는 남북 사람들"이란 설명을 남기기도 했다.
그간 작가의 작업에서는 '추상'이라는 의제가 강조됐으나 실제 그의 관심은 인간을 향해 있었다. 인간의 형상에서 조형적 가능성을 발견한 그는 1945년 광복 직후 서민들의 일상에 주목했다. 서민들의 모습을 거칠고 자유로운 필묵으로 추상화했으며 그 형상을 담아낸 수묵 추상이 1980년대 군상 시리즈의 기원이 됐다.
김형국 가나문화재단 이사장은 "현대미술에는 두 명의 거목이 있다. 추상표현주의에 몰입한 수화 김환기는 미국을 중심으로, 현대화의 첨단 추세에 몰입한 고암 이응노는 유럽을 풍미했다. 이른바 '좌(左) 고암, 우(右) 수화'"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6월 9일부터 약 5개월간 프랑스 파리의 세르누쉬미술관에서도 이응노 회고전이 열릴 예정이다. '군중을 그리는 사람: 이응노'라는 주제로 열리는 파리 전시는 1950년대부터 1989년까지 그의 작품세계를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김지희 수습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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