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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된 광장에서 환희의 춤을"…고암 이응노의 '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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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상(1981), 한지에 수묵담채. (사진=가나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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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지희 수습기자] 춤추는 인간의 형상에서 자유와 평화를 향한 열망이 느껴진다. 추상적 형상으로 표현된 인간들의 모습은 마치 1970,80년대 독재정권에 저항하려 광장에 모인 인간의 모습까지 떠오르게 한다. 역사 속 생동하는 인간의 삶을 춤추는 군상으로 승화시킨 고암 이응노의 '군상' 시리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던 '군상'의 연작 40여점이 최초 전시된다. 서울 종로 평창동의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다음 달 7일까지 열리는 개인전 '이응노 군상-통일무'에서다. 미공개작은 가나문화재단과 개인 소장가의 소장품으로 구성돼 있다. 미공개작과 옥중에서 제작한 조각 두 점 등 총 60여점이 소개된다.

'통일무'란 작가가 춤추는 이들을 그린 본인의 인간시리즈를 두고 직접 명명한 표현이다. "통일된 광장에서 환희의 춤을 추는 남북 사람들"이란 설명을 남기기도 했다.
가나아트센터 전시장 전경. (사진=가나아트센터 제공)

가나아트센터 전시장 전경. (사진=가나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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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작가의 작업에서는 '추상'이라는 의제가 강조됐으나 실제 그의 관심은 인간을 향해 있었다. 인간의 형상에서 조형적 가능성을 발견한 그는 1945년 광복 직후 서민들의 일상에 주목했다. 서민들의 모습을 거칠고 자유로운 필묵으로 추상화했으며 그 형상을 담아낸 수묵 추상이 1980년대 군상 시리즈의 기원이 됐다.
고암 이응노는 1904년 홍성에서 태어났다. 1922년 해강 김규진 문하에서 문인화와 서예를 배웠다. 특히 대나무를 잘 그리는 화가로 이름을 알린 그는 1935년 전통을 그대로 답습하는 고루함을 벗어나고자 일본 유학을 떠난다. 근대적 미술교육 기관인 가와바타미술학교를 졸업한 그는 사실주의적 풍경화를 거쳐 반추상 양식의 풍속적 인물 그림에 몰두하게 된다. 1958년에는 프랑스로 이주하며 당시 유행하던 '앵포르멜(전후 유럽의 추상미술로 비정형을 의미)' 운동의 영향을 받아 서예의 추상성에 주목하게 됐다.

김형국 가나문화재단 이사장은 "현대미술에는 두 명의 거목이 있다. 추상표현주의에 몰입한 수화 김환기는 미국을 중심으로, 현대화의 첨단 추세에 몰입한 고암 이응노는 유럽을 풍미했다. 이른바 '좌(左) 고암, 우(右) 수화'"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6월 9일부터 약 5개월간 프랑스 파리의 세르누쉬미술관에서도 이응노 회고전이 열릴 예정이다. '군중을 그리는 사람: 이응노'라는 주제로 열리는 파리 전시는 1950년대부터 1989년까지 그의 작품세계를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김지희 수습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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