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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미개한 나라로 묘사한 19세기 말 서양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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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 총서 '19세기 말∼20세기 초 서양인이 본 한국' 발간

1905년 10월18일 르프티파리지앵에 실린 대한제국 황제의 집에 초대된 루스벨트양

1905년 10월18일 르프티파리지앵에 실린 대한제국 황제의 집에 초대된 루스벨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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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서양 신문과 잡지에 실린 한국 관련 기사들을 모은 자료집이 출간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5일 펴낸 '19세기 말∼20세기 초 서양인이 본 한국'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 대중적 인기를 누린 신문과 잡지 열네 종에서 한국 관련 기사 일흔다섯 건을 추려 원문과 번역문을 묶었다.
자료집에는 한국 근대사의 주요 장면을 서양인들의 시각으로 적은 기사와 여행기가 시간 순으로 수록됐다. 병인양요, 신미양요, 갑신정변, 청일전쟁, 러일전쟁, 경술국치 등이다.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과 삽화가 곁들여져 서양인들이 한국을 바라본 시각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단편적이고 왜곡돼 있다. 미국 주간지 '하퍼스 위클리'의 1904년 1월30일호 기사 '극동 지역의 위기'가 대표적이다. 1890년 신정왕후가 세상을 떠났을 때 고종이 조문하러 온 중국 사신과 겪은 사건을 기록했는데, 고종을 희화화한 느낌이 강하다. 작성자인 헬렌 그레고리 플레셔는 고종이 중국 사신을 영은문(독립문)까지 나가 맞이했으나, 특별 연회장에서 시중들에게 그간의 관례를 깨고 자신에게 먼저 음식을 대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적었다. 중국 사신들이 이를 알아채고 단호한 어조로 사과를 요구하자 고종이 바로 복종했다면서 "고종은 이전의 과감함에서 물러나 굴욕적으로, 공포에 떨며 겁쟁이로 변해버렸다"고 묘사했다.

1888년 1월28일 하퍼스위클리에 실린 조선사절단

1888년 1월28일 하퍼스위클리에 실린 조선사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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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은 영국 '더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에 1894년 8월11일 실린 기사 '조선 스케치'에서도 나타난다. "조선인들은 온순하고 상냥하지만 매우 게으르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일본인이나 부지런한 중국인과 매우 대조적"이라면서 "조선인들은 모자가 떨어지지 않도록 입을 벌리고 다니는 습관이 있다"고 썼다.

서윤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서양인 일부는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나, 대부분은 한국 문화를 빨리 개선해야 하는 미개한 것으로 인식했다"고 했다. "정치적으로 일본의 침략을 방조하고, 일본의 지배가 한국을 위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비판했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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