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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설렘, 황홀, 아픔 그리고 희망…수요일마다 드라마틱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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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와 함께한 2017년-독자와 동행을 상상하며 다녀온 올해의 '여행만리 톱4'

2017년 여행만리 첫 여행지인 인제 원대리자작나무숲은 사계절 어느때 찾아도 좋다. 하지만 눈덮인 순백의 숲은 감동 그 자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억새못지 않은 간월재 철쭉군락, 금빛 트레일 ' 올림픽 아리바우길', 곧 사라질 광활한 대자연 우음도.

2017년 여행만리 첫 여행지인 인제 원대리자작나무숲은 사계절 어느때 찾아도 좋다. 하지만 눈덮인 순백의 숲은 감동 그 자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억새못지 않은 간월재 철쭉군락, 금빛 트레일 ' 올림픽 아리바우길', 곧 사라질 광활한 대자연 우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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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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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간월재 철쭉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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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화성 우음도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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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아리바우길 6코스 선자령 백두대간

올림픽 아리바우길 6코스 선자령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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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곧 한 해가 저물면 새 날이 시작됩니다.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다가올 기대와 설렘이 교차하는 때입니다. 자기 자신은 물론 소중한 사람들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되새김 해 볼 시기입니다. 바닷가나 산, , 들녘 등 어디라도 좋습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맞이하기 좋은 여행지라도 찾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올 한 해 동안에도 '조용준의 여행만리'는 전국 방방곡곡 많은 곳을 다녀왔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과의 동행을 상상하며 다녀온 곳들입니다. '여행만리'가 떠난 길은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대한민국의 참 모습들이었습니다. 성성하게 눈 덮인 자작나무숲에서 2017년 첫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하늘 향해 뻗은 새하얀 몸통과 겨울왕국 같은 설경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가을 억새로 유명한 영남알프스에서 익숙하지 않은 연분홍 철쭉 풍경은 색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광활한 낯설고 독특한 풍경, 지도에서 사라진 섬인 우음도를 찾아가는 여정도 잊을 수 가 없습니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정선, 강릉을 잇는 '올림픽 아리바우길'도 기억에 남습니다. 9개 코스로 강원도를 닮은 생태탐방로입니다. 이처럼 늘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것들의 풍경을 찾아다녔지만 사실 그곳에서 마주친 것은 '처음처럼'이었습니다. 한 해의 첫날이 새삼스럽지만 다른 날과 다르지 않듯 말입니다. 자연은 그렇게 항상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우리와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여행만리가 올해 전국 구석구석을 돌며 찾은 곳 중 의미가 있는 4군데의 풍경을 다시 돌아봤습니다.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숲-신비로움 가득한 순백의 숲, 첫 여정을 열며
2017년 여행만리의 첫 여정은 강원도 첩첩산중에 숨어있는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이었다. 도시에선 느끼지 못할 신비로운 기운이 가득한 힐링 숲이다.
자작나무숲은 인연이 깊은 곳이다. 7~8년 전쯤 어느 날 만났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풍경에 반했다. 이국적이다 못해 괴기스러운(?) 아름다움에 묘한 감흥이 일었다. 하얀 줄기에 붉고 노란 잎사귀가 매달린 모습은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었다. 그 풍경은 뇌리에 박혀버렸다. 그래서 2017년 첫 여행지로 겨울의 자작나무숲을 택했다. 마침 찾은 날 눈이 펑펑 내렸다. 숲은 원대리 원대봉(684m) 능선에 있다. 들머리에서 임도 따라 한 시간쯤 걸으면 된다. 햇살을 받은 자작나무가 반짝반짝 빛난다. 겨울길은 다른 계절과 사뭇 다르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부터 경쾌하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올라서면 땅도 나무도 온통 순백 세상이다. 수피가 하얗다 못해 은빛을 낼 정도로 뽀얗다. '숲의 귀족'이란 칭호가 무색치 않다. 겨울에 더욱 빛나는 풍경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지난 6월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인제는 큰 시련을 겪고 있다. 빠름에 익숙해 모두 동해바닷가로 쌩 달려가면서 44번 국도변 인제는 잊혀 진 고장으로 남겨졌다. 하지만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 이들은 옛 국도로 향한다. 인제 자작나무숲은 그래서 더 그립고 다시 찾고 싶은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가는길=경춘고속도로를 가다 동홍천을 나와 인제방향 44번국도, 38선 휴게소 지나 남전교를 건너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10여분 가면 된다. 산불 조심 기간에는 입산통제. <14일자> 

울산광역시 울주-억새로 기억되는 영남알프스, 봄날의 붉은 철쭉에 넋 잃어
울주군 가지산과 신불산 등 해발 1000m 이상의 고봉준령들은 '영남알프스'로 불린다. 이중 간월재는 억새 명소로 이름깨나 날린다. 하지만 봄날의 간월재는 연분홍빛과 신록의 바다로 장관을 이룬다. 동쪽에서 붉은 기운이 꿈틀거리면 공룡능선을 따라 주황빛 햇살이 치마폭처럼 겹쳐진 골짜기를 타고 오른다. 가을날 억새로 장관인 능선이 연분홍빛으로 차오르는 풍경은 상상 이상의 짜릿함을 선사한다. 기암괴석에 뿌리를 내린 철쭉과 억새 사이로 한자리 차지한 철쭉나무 군락은 장관이다. 억새밭을 단숨에 지워버리는 풍경은 봄날의 울주를 떠오르게 만든다.
간월재 아래로 내려오면 작괘천이다. 수백평이나 되는 바위가 오랜 세월의 물살에 깎여 움푹움푹 파인 형상이 마치 술잔을 걸어둔 것 같다. 작천정에 올라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작괘천을 내려보는 맛도 운치 있다. 또 있다. 1950년대부터 전통 옹기의 맥을 이어온 외고산 옹기마을 장인들을 만나는 여정도 울주를 떠오르게 하는 풍경이다.
가는길=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 나들목을 나와 울산 방면 24번 국도로 갈아탄 뒤 아불삼거리 우회전, 이어 배내사거리에서 좌회전해 파래소 유스호스텔까지 가면 된다. <426일자>

경기도 화성-바다가 육지가 된 땅에서 마주한 '낯선 풍경' 우음도
화성하면 제부도와 바지락칼국수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매혹적인 여행 목적지들도 곳곳에 숨어 있다. 무엇보다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것은 시화방조제와 화옹방조제 건설로 육지가 된 끝 간 데 없는 너른 들판이다. 지도에서 사라진 섬 아닌 섬 우음도다. 대단위 간척사업인 시화방조제(경기도 시흥 오이도~안산 대부도) 건설로 우음도와 닭섬, 어도, 형도 같은 섬들이 육지가 됐다. 이곳은 갈대와 띠풀로 드넓은 초원의 풍경으로 가득하다. 소금기가 가시지 않은 갯벌의 염생식물을 밀어낸 띠풀과 갈대 사이에 버드나무 씨앗이 날아들었다. 그 작은 씨앗은 아무도 돌봐주지 않았음에도 제법 굵은 둥치로 자라나 활개 치듯 가지를 뻗고 있다. 인공으로 만든 땅이 세월 흘러 낯설고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시간과 자연의 힘은 이렇듯 강력하다. 그러나 육지가 된 시화지구는 송산그린시티란 이름의 거대 신도시로 개발될 예정이다. 한적한 어촌의 갯벌이 육지로 바뀌었고, 다시 거대한 도시로 변모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이 낯선 풍경도 곧 사라질 모습이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설 때 가슴 한 구석을 파고드는 쓸쓸함이 아주 기억에 많이 남는 곳이었다. 2018년에는 광활한 대자연이 사라지기 전에 우음도로의 여정을 꼭 해보길 권해본다.
가는길=2서해안고속도로 송산~마도IC로 나와 305번 지방도를 타고 제부도 방향, 사강교차로에서 우회전해 고정리 방향으로 가면 된다. <92일자>

강원도 평창-강원도를 닮은 금빛 순례길 '올림픽 아리바우길'
눈부신 봄과 화려했던 여름의 기억 훌훌 털어내고 겨울로 들어서는 길목에 이곳을 찾았다. 백두대간 능선에서 맞는 바람은 제법 묵직하게 옷깃을 파고들었다.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의미를 되새기고 강원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쓰도록 한 국내 유일의 트레킹 트레일(걷기여행 길)이기도 하다. 가장 강원도다운 길이다.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평창(올림픽)과 정선(아리랑), 강릉(바우길) 세 고장을 이었다. 각기 다른 세상을 하나로 잇는다는 점에서 길과 올림픽은 닮았다. 9개 코스에 총 연장 131.7에 달하는 트레일은 역사문화생태 탐방로다. 정선 5일장에서 출발해 아우라지, 백두대간, 대관령(옛길), 금강소나무숲을 지나 강릉 경포 해변에서 멈춘다. 그야말로 강, , 호수, 바다가 함께 한다. 대장정의 길중 일부인 6~7코를 걸었지만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은 전 코스를 걸어본 것과 맞먹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앞으로 40여일 남았다. 강원도로 향하는 관심은 여행객들의 발걸음에도 실려 있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해본다.
가는길=영동이나 제2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으로 가다 대관령IC를 나와 올림픽 스키점프대 가기전 옛 대관령휴게소로 가면 6코스 들머리다. <118일자>

글·사진=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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