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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4.0시대]무한진료 닥터 알고리즘, 의사 80% 대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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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의료분야 혁신 이끄는 AI…IBM '왓슨 포 온콜로지' 국내 병원 8곳 활용 "만능주의는 금물"

[헬스4.0시대]무한진료 닥터 알고리즘, 의사 80% 대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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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80%의 인간 의사가 AI 의사로 대체될 것이다."

2012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창업자이자 전설적인 벤처투자가인 비노드 코슬라의 도발적인 발언은 즉각 전세계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당시 그는 "실리콘밸리가 의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과 함께 '기술 이상주의자의 환상'이라는 맹비난에 시달렸다. 그로부터 5년 후 "앞으로 대부분의 의사가 닥터 알고리즘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것"이라는 코슬라의 예상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더라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인공지능(AI)이 인간 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지금도 뜨거운 논쟁거리다.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 최윤섭 소장은 "인공지능은 이미 제한된 영역에서 인간을 추월했다"라고 단언했다. '4차 산업혁명, 미래를 바꿀 인공지능 로봇' 저자 이세철 씨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AI가 전성기를 맞게 됐다"면서 "무어의 법칙으로 빨라진 컴퓨터의 연산성능, 유전체 분석기술의 발전, 빅데이터, 딥러닝 발전에 맞물려 비로소 꽃 피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AI는 의료분야 패러다임을 뒤바꿀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미국 하버드 의대는 데이터 과학 시대에 대비해 매사추세츠 공대(MIT)와 손잡고 헬스 사이언스 테크놀로지(HST) 프로그램을 설계해 내년부터 교육 커리큘럼까지 바꿔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 24시간 일하는 AI 의사가 온다 = 만일 24시간 내내 자지 않고, 먹지도 않고, 피곤해하지도 않으면서 많은 양의 의학지식을 스스로 학습ㆍ분석해 최적의 치료방법을 제안하는 슈퍼 의사가 있다면 어떨까? IBM의 AI시스템인 왓슨은 AI의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암치료를 위해 IBM이 개발한 '왓슨 포 온콜로지'이다. 2012년 미국 대표적인 암센터인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MSK) 암센터가 이를 도입해 암 환자의 진료와 치료를 돕고 있으며, 2015년에는 인도 마니팔 병원이 도입했다.

한국IBM 관계자는 "왓슨 포 온콜로지는 MSK의 치료 권고안과 95%의 일치율을 보였다"면서 "인도 마니팔 병원의 의료진이 수행한 최신 연구에서도 왓슨이 추천한 치료법과 마니팔 병원의 다학제(주치의를 포함한 5~6명의 의료진이 진료하는 방식) 종양 진료팀의 치료법이 90%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태국, 미국, 인도, 슬로바키아, 중국, 대만,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멕시코, 네팔의 병원에서 왓슨 포 온콜리지를 사용 중이며, 국내서도 8개 병원이 도입해 암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IBM은 암 전문의가 암을 유발하는 변형을 식별해 증거 기반 치료에 활용하고, DNA 데이터를 각 환자별로 적용할 수 있는 '왓슨 포 지노믹스'도 공급하고 있다.
◆ 의료계 문화도 변화…만능주의는 금물 = AI는 기술의 진보 뿐만 아니라 의료계 문화를 바꾸는 혁신 아이콘이 되고 있다.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완화하고 지방병원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2016년 국내 처음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 가천대 길병원의 이언 인공지능 정밀의료 추진단장(신경외과 교수)은 "서울의 빅 5 대형병원에 전국 환자의 70% 가량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왓슨 도입 후 서울 빅 5병원 근처 거주 환자가 길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천대 길병원 김영보 교수는 "우리나라는 왓슨 클라우드를 8개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올해 무려 1000여 개의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게 될 전망"이라면서 "전 세계에서 모인 의학적 데이터들이 모여 세계 연구진들이 공동연구가 가능해지고 신약개발도 왓슨 클라우드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시기가 머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왓슨을 도입한 병원 의료진들은 AI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만능주의'는 금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 소장은 "현재 의사의 역할이 AI에 의해 바뀌거나 새롭게 생겨나거나 사라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결국 인공지능과 인간 의사의 대결구도가 아니라 서로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것인지가 문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짚었다. 배영우 아이메디신 대표는 "AI가 인간 의사를 대체하기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한 영역도 있다"면서 "AI의사가 현실화되려면 법과 제도 및 사회적 인식의 장벽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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